강남 견고·비강남권 타격…9월 경매시장, 대출규제에 양극화 커졌다

9월, 비강남권 아파트 100% 초반 낙찰가율 그쳐
전문가 "대출 규제,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에 타격"

사진은 2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4.9.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9월 경매 시장에서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강남권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비강남권은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으며 낙찰가율과 경매 참여자 수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에는 강남권과 비강남권 모두 활발한 경매가 이뤄졌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 63동 전용 107㎡는 감정가 대비 136.8%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매각됐고, 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는 감정가 대비 113.2%에 낙찰됐다.

비강남권에서도 활발한 경매가 이루어졌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은빛아파트 전용 49㎡는 감정가 대비 107.6%에 낙찰됐다. 당시 응찰자 수는 6명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에 비해 9월부터는 비강남권의 많은 아파트들은 100% 초반의 낙찰가율에 그쳐 비강남권의 대출 규제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동호스카이 전용 84m²는 감정가 대비 101.9%, 서울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감정가 대비 103.6%를 기록했다.

다만 강남권 경매 시장은 9월에도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유지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까르띠에710 전용 58㎡는 감정가 대비 117.1%에 낙찰됐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전용 74㎡는 감정가 대비 107.4%에 낙찰되며 강남권의 경매 시장은 활발하게 유지되었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는 특히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 구매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지난달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면서, 대출에 의존해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크게 위축되었다. 이에 따라 비강남권 경매 시장에서 낙찰가율이 하락하고 응찰자 수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현금 여력이 있는 구매자들이 많아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 대출 없이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강남권 경매 시장은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추석 연휴와 대출 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비강남권 경매 시장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금으로서는 대출 규제가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에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비강남권 시장의 회복 가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