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에 1억8000만원 수입차가 버젓이…'서민 흉내' 논란[국감브리핑]

고급차 타면서 임대주택 생활…그중 40명은 불법 거주
김희정 "정부와 LH는 임대주택사업 제도 허점 보완해야"

서울 강남구 한국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의 모습. 2021.10.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무주택 저소득층에 공급되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중 일부가 입주 기준 가액을 넘는 고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부산 연제구)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LH 입주민 311명이 임대주택 입주 및 재계약 자격 기준인 3708만 원이 넘는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그중 135명의 입주민은 고가의 외제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차량 브랜드를 살펴보면 △BMW가 50대 △벤츠 38대 △테슬라 9대 △아우디 9대 △포르쉐 5대 등이었다.

가장 비싼 차량은 충북 청주시 청원구 소재의 국민임대 아파트 한 입주민이 보유한 1억 8000만 원(인정 가액)가량의 2023년식 포르쉐 카이엔 터보였다. 전북 익산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역시 1억 원이 넘는 2022년식 포르쉐 카이엔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BMW iX xDrive50(9800만 원, 2022년식) △벤츠 S650(8700만 원, 2018년식) △카이엔 COUPE(7800만 원, 2022년식) △레인지로버(6300만 원, 2021년식) △볼보 XC90(6200만 원, 2023년식) △벤틀리 컨티넨탈 GT(4600만 원, 2014년식) 등이 입주자 차량 보유 명단에 있었다.

국산차는 고가의 제네시스 모델이 78대로 가장 많았다.

LH는 임대아파트 자격 기준으로 소득과 함께 세대가 보유한 모든 차량의 합산 가액이 3708만 원(올해 기준) 이하가 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LH는 임대아파트 입주민의 고급차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자 지난해 단지 내 주차 등록을 제한했다. 특히 올해 1월 5일 이전 입주자의 경우 차량가액 초과 시 1회에 한하여 재계약을 허용하고, 1월 5일 이후 입주자는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고가차량을 보유한 271명은 최초 입주 연도가 올해 1월 5일 이전이라 1회에 한해 재계약이 가능하고, 이들 중 76명은 최대 2028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특혜가 주어졌다.

거기에 고가 차량을 보유하고 40명은 이미 계약 기간이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 불법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4명은 1년 이상 장기 거주하고 있다.

LH에서는 입주자 재계약을 위해 계약 만료 3~4개월 전 사회보장정보원에 입주자 자격조회를 요청하는데, 입주자 자격조회 기간에만 고가차량을 보유하지 않으면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것도 제도의 허점으로 지적된다.

김희정 국회의원(김희정 의원실 제공)

김희정 의원은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고가차량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부와 LH는 제도의 미비점을 적극 보완하여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에 주거복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