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20% 급감, 대장주 상승세 주춤…수도권 주택시장 숨 고르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 전월 대비 20.1% 감소
선도아파트 50지수 상승폭 7개월 만에 축소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들. 2024.9.2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대출 규제와 가격 상승 피로감으로 인해 관망세에 접어들었다. 시가총액 상위 50위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 폭이 7개월 만에 축소됐으며,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전월 대비 20% 감소했다.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선 가운데, 향후 금리 인하 시점을 노리는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2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2.16% 상승했으나, 이는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시가총액(세대수×가격) 기준으로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매매가격 변동률을 추적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일반 아파트보다 더 민감하게 가격 변화를 반영해 시장 전반의 흐름을 예측하는 역할을 한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지난해 9월부터 하락세를 보였으며, 12월에는 0.14% 하락했다. 올해 2월에도 -0.06%의 변동률을 기록했으나, 3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해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9월 들어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609건으로, 7월의 9518건 대비 약 20.1% 감소했다.

7월에는 거래량이 2020년 7월 이후 최대치인 1만 6002건을 기록했지만, 8월 들어 다시 거래량이 줄어들었고, 9월 거래량도 1321건(30일 기준)에 그치며 8월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가격 급등에 따른 매수자들의 피로감과 대출 규제의 강화가 이러한 현상을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명목 주택 가격은 2021년 고점의 90%까지 회복됐으며, 서초구 등 일부 고가 지역은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빠른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수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일부는 매수를 미루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9월부터 본격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정책은 매수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 정책은 대출 심사를 강화하여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이에 따라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이 거래를 망설이게 했다.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매수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대출 규제와 가격 상승 피로감이 겹쳐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 폭 축소가 이어지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숨 고르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매수세가 약해 상향된 가격으로 매매계약이 쉽지 않아 거래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며 한동안 집값 움직임 또한 숨 고르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