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상승률 2%대 만든다…"자재비는 안정, 인건비 문제는 여전"

정부, 자재비·인력수급 안정화 및 공공조달 제도개선
업계 "정부 통제 어려운 외부 요인 많아 효과 제한적"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외벽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과 건설사의 호소문이 게시돼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정부가 공사비 문제 해결에 칼을 빼 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건설업계는 심각한 어려움에 부닥치면서다.

건설업계는 자재 공급망 차질과 숙련공 부족, 외국인 노동자 유입 증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에 직면하고 있고, 결국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져 분양가 상승과 주거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자재비 안정화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인건비와 규제는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들이 많아 공사비 억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치솟은 공사비 잡는다"…정부, 공사비 안정화 방안 발표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자재비 통제, 외국인 노동자 투입 확대, 숙련공 육성 강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자재 수급 조절과 인건비 부담 완화를 통해 공사비 상승을 억제하고, 주택 분양가 인상과 주거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자재비 통제는 시멘트 등 수급 조절을 위한 수입 다각화와 국내 생산 확대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며, 인건비 지원은 현장 인력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일정 금액의 보조금 형태로 추진된다.

공사비 인상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뚜렷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878만 원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5.32% 올랐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같은 기간 3198만 원에서 4401만 원으로 37% 이상 급등했다.

이러한 분양가 상승은 소비자들의 주거 접근성을 악화시키고, 실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아파트 공사비가 평당(3.3㎡) 1000만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산업용 전기료 상승, 환경규제 등을 이유로 오는 7월 부터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27일 경기도 의왕시 한 시멘트 공장에서 믹서트럭들이 오가고 있다. 2023.6.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건설업계 "자재비 안정화 가능성에도…효과 제한적"

건설업계는 공사비 안정화 방안에 대해 기대를 나타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료비가 안정된다면 건설업체들이 원가 부담을 덜 수 있어, 공사 속도와 품질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내에서도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재비가 안정되더라도 인건비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숙련공 부족과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안정화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자재비는 어느 정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인건비와 규제 강화로 인한 공사비 상승은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제로 건축물 인증제도 도입과 현장 안전 관리 강화로 인해 현장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공사비 억제 방안이 완전히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재비와 인건비는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들이 많아 공사비 억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시멘트 수급 안정화를 위해 추진되는 해외 수입 방안에 대해서는 "시멘트는 장기 보존이 어려운 자재이므로 수요 물량과 공급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