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위기, 신혼부부 위한 내 집 마련 해답은 무엇일까[집이야기]
서울시 '2024 서울주거포럼' 열고 전문가 의견 청취
신혼부부 장기전세 공급 등 주거문제 해결 앞장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출산 장려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다. 청년층, 특히 신혼부부들이 출산을 포기하게 됐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살펴봐야 한다. 핵심에는 '주거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4 서울주거포럼'에선 저출생과 신혼부부 주택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저출생의 근본 원인과 해결책을 놓고 다양한 논의를 이어갔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높은 집값은 이미 오래전부터 저출생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결혼을 결심한 청년들조차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김석호 서울대학교 교수는 "높은 주거비 부담은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며 "서울의 집값 문제는 출산율 저하와 직결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서울 내에서 청년들이 주거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됨에 따라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혼부부 맞춤형 주택 정책으로 '장기전세주택'을 제안했다. 신혼부부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준형 명지대학교 교수는 "단순히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신혼부부들이 자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더 나아가 주택 구매 지원책과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재정적 지원을 신혼부부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혼부부들이 겪는 주거비 부담은 단지 금전적인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김중백 경희대 교수는 주거비와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강조하며 "주거비는 가정 내에서 가장 큰 부담을 주며, 이는 출산을 결심하는 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현재의 주거비 부담은 청년들의 생활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결혼과 출산뿐만 아니라 가족 구조까지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신혼부부가 안정적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출산을 고려할 수 있다"며 신혼부부에게 자산 축적의 기회를 주는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집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안정된 거주 환경에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임대 및 소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주거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저출생 문제가 곧바로 해결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청년들의 직업 안정성과 육아 환경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민보경 국회미래연구원 삶의질그룹장은 "주거비 부담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직업 안정성,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 등도 저출생을 야기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층이 느끼는 직업적 불안과 경제적 부담이 출산을 포기하는 중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주거비 완화와 더불어 일자리 안정성 확보와 같은 종합적인 대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hj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