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평 넘는 숯가마 온천 경매 6년째 공회전…33억→5억 '뚝'

개인 5명 14억 투자했으나 투자금 회수 안돼 2018년 경매로
공사대금 못 받아 유치권 설정, 9차례 유찰 등 주인 못 찾아

경매에 나온 숯가마 온천 내부.(지지옥션).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인천 영흥도에 위치한 500평 넘는 숯가마 온천이 경매에 넘어온 지 6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찰을 거듭하며 최초 감정가 33억여 원에서 5억 원대로 85%나 뚝 떨어졌다.

2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517.8평 규모의 숯가마 온천이 2018년 초 경매 시장에 나왔다.

이 건물의 소유자는 프라임시티개발로, 개인 5명이 14억 원 이상을 공동 투자했는데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경매 절차가 개시됐다.

최초 감정가는 33억 1702만 원이었으나, 9번이나 유찰되며 최저 입찰가가 5억 5752만 원으로 낮아졌다.

6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유치권 때문이다. 공사대금 14억 원 이상을 받지 못했다며 유치권이 신고됐는데, 올해 초까지 실제 운영됐기 때문에 유치권이 성립될지는 미지수다.

프라임시티개발의 소유권 등기는 2017년 이뤄졌지만, 사용 승인은 2023년에 받았다. 사용 승인 후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밟는 것이 통상적인데,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자, 채권자가 압류를 위해 미리 건물 등기 후 2023년까지 내부에서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연구원은 "유치권자가 점유하려면 경매개시결정 등기 이전부터 점유해야 하는데, 경매가 2018년 이뤄졌고 최근까지 운영했다면 유치권이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경매로 낙찰받더라도 소송을 통해 다퉈야 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올해 5월 근저당권자 4명이 공동으로 12억여 원에 낙찰받았으나, 이마저도 대금 미납으로 매각이 취소됐다.

이 연구원은 "권리 분석이나 물건 분석의 착오이기보다는 회사 내부의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가 있어 보인다"며 "이해 관계인들 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반인들이 경매에 접근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