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 65곳 소화기 없어…"스프링클러 시급"
205곳 중 140곳만 설치...윤종군 의원 "실효성 있는 안전장비 필요"
도로공사 "충전소 개방된 곳 별도 설치...과열방지 시스템도 마련"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중 140곳에만 전기차 충전기 인근에 소화기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식소화포가 설치된 휴게소는 43곳에 불과했다.
설치된 소화기도 최대 1500도까지 올라가는 일명 '열폭주'가 발생했을 경우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도로공사에선 안전을 위해 충전소를 개방된 곳에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과열방지 시스템은 물론 비상연락체계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전국 205곳 고속도로 휴게소 중 65곳에 소화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기가 설치된 140곳에는 행정안전부 인증 소화기와, D급 소화기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들 소화기로는 용량이 작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만 소화가 가능하고, 전기차와 같이 배터리 용량이 큰 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소화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적응성이 있다고 입증된 소화기는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행안부 인증 소화기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의 소화 성능 확인이 어렵고, D급 소화기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적용이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화기보다는 스프링클러와 같은 장비 설치가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재 전기차 화재 발생 시 가장 효과적으로 진압하는 방법은 물을 잔뜩 뿌리는 방법밖에 없다"며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 구역에 대용량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서 화재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이어 "국내 일부 소화기로도 작은 용량의 배터리 화재 시에는 소화가 가능했지만 전기차와 같이 용량이 큰 배터리가 탑재된 기기에서 불이 나면 소용이 없다"고 부연했다.
윤종군 의원은 "지하 주차장뿐만 아니라 지상주차장도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한 번의 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형 스프링클러 등 실효성 있는 안전장비를 구비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차 화재 대응책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충전기 근처에 비치된 소화기는 진압용이라기보다는 인근으로 확산 방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다만 휴게소에는 별도 공간의 개방된 곳에 충전기가 설치돼 있고 충전 시 과열 방지가 되는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재 시 유관기관과의 비상 연락 체계를 정비했고, 소방서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객 대피 요령도 각 휴게소에 부착하면서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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