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휘젓는 '킥라니', "멜버른·파리처럼 전면 퇴출해야"

PM 사고 사망자 수 19년 8명→23년 24명 급증
PM 단독사고 치사율, 교통사고 치사율 4.3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이용 규제를 강화하는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을 이틀 앞둔 11일 서울의 한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전동킥보드에 동승하고 있다.2021.5.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안전 의무 규제가 강화됐지만 이로 인한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PM을 아예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18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PM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총 87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총 부상자수는 8665명에 달했다.

특히, PM 사망자수는 2019년 8명에서 2020년 10명, 2021년 19명, 2022년 26명, 2023년 24명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같은 기간 부상자는 2019년 473명에서 지난해 2622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3명, 2022년 5명 등 5년 새 총 11명이 PM 사고로 사망했다. 전체 PM 사고 건수의 23.83%, 사망 사고의 12.64%, 부상 사고의 23.59%가 각각 서울에서 발생했다.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치사율의 경우 PM 단독사고는 5.6%로,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3%보다 4.3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5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현재 PM은 만 16세 이상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이상 운전면허증 소지자만 운전할 수 있고,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법시행 이후에도 PM 위법 운행 단속건수가 14만4943건에 달한다. 안전모 미착용이 11만3070건, 무면허 운전이 1만5453건, 보도 주행·야간 점등 위반 등이 1만644건, 음주운전이 4646건, 승차정원 위반이 1130건 등이었다.

이처럼 PM 사용자들의 불법·위험 운행으로 각종 사고가 계속해 발생하면서 온라인에는 '전동 킥보드'와 '고라니'를 합친 '킥라니'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는 전동 킥보드가 빠르게 달리며 갑자기 튀어나와 보행자나 자동차 운전자를 위협한다는 의미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윤영희 국민의힘 의원은 "안전사고 문제 등으로 PM 퇴출을 결정한 호주 멜버른, 프랑스 파리처럼 서울에서도 PM을 완전히 없애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PM이 도입된 지 수년째지만 안전 주행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며 "현재 수준의 규제나 시민 교육 수준으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어 보이는 만큼 전면 퇴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