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밀려 '반도체' 용인 130평 땅 날렸다…경매 42명 몰려

감정가 약 9000만 원…응찰자 몰려 1억8000만원 낙찰

경매로 나온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토지(지지옥션 제공).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카드값 1000만 원을 갚지 못해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로 주목받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일대 약 130평 땅이 경매로 넘어갔다. 이 땅은 응찰자가 40명 넘게 몰리며 감정가의 2배 넘는 가격에 팔렸다.

1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토지는 281㎡(85평), 152㎡(46평)로 나뉘어 지난 7월 말 경매가 진행됐다.

채권자는 카드사로, 땅 소유자인 A 씨가 카드값 약 1007만 원을 갚지 않아 강제 경매가 개시됐다. 신협의 근저당을 합하면 채권 총액은 2224만 원이다.

85평의 감정가는 5451만 4000원이었으나, 15명이 응찰해 감정가보다 220% 높은 1억 2010만 원에 낙찰됐다.

별건으로 진행된 46평의 토지 경매에는 응찰자가 27명이나 몰렸다. 낙찰가는 감정가 2948만 8000원보다 2배 높은 5897만 6000원이다.

감정가 1억 원 미만의 131평 토지가 경매에서 약 1억 8000만 원에 팔린 셈이다.

40명 넘는 응찰자가 몰린 이유는 용인시 처인구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계획돼 있어서다. 경매가 진행된 처인구 원삼면에는 SK하이닉스가 약 120조 원을 투자해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연구원은 "경매로 넘어온 토지의 감정가를 합하면 8400만 원으로, 총채권액보다 높은 금액이다"며 "토지 두 개를 다 넘기지 않고 하나만 경매 절차를 진행해도 채무 변제가 다 가능한 상황으로 과잉 매각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채무자 선택 사항으로, 과잉 매각이 위법이거나 불법은 아니다"라면서도 "경매에서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고 매각 이후 둘 중 하나의 경매를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