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전세도 '불안' 조짐…11만+α 신축매입 공급 속도 높인다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 불씨가 빌라 시장으로까지 옮겨붙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빌라) 전세가격지수는 96.05로 전월(95.95) 대비 0.10%p(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지난 5월(95.87→95.89)과 6월(95.89→95.95)에 이어 3개월째 오름세로, 상승폭 역시 △5월(0.03%) △6월(0.06%) △7월(0.10%) 3개월 연속 확대됐다.

빌라 전셋값이 오르는 주된 이유는 수급 균형이 깨진 탓이 크다.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기준 95.3으로 지난 1월부터 7개월째 상승세다. 이는 지난 2021년 12월(99.2) 이래 3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영등포·양천·강서구가 속한 '서남권'은 한 달 전(97.2) 대비 3.8p 급등한 101.0을 기록하며 기준선(100)을 넘어섰다.

전세수급지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0~200)한 것으로 100을 초과할수록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서울 전체 빌라 시장은 아직까지 공급이 수요를 앞서지만, 지금과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봄 이사철부턴 수급 불안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빌라를 비롯한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은 전세사기 문제가 터진 지난 2022년부터 급격히 위축돼 전셋값 상승압력을 키우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의 비아파트 인허가, 착공 물량은 장기평균 대비 각각 10%, 14%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내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축 빌라 등 총 11만 가구+α 규모의 비아파트를 사들여 시장에 공급한단 계획이다. 특히, 서울은 무너진 빌라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3월부터 신청받기 시작한 공공 신축매입 약정은 지난달 28일 기준 10만 3000가구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 대비 4배 수준으로, 이 가운데 최대 40~50%(5만~6만 가구)의 물량이 올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관련해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9일 진행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올봄부터 LH 신축매입 약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 매입 물량 중 최소 5만 가구를 분양 전환형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시장의 수요(매매·전세)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