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동산 '직거래'만 한다더니…당근마켓 '공인중개사' 매물등록 테스트

서울 일부 지역서 공인중개사 매물 등록 나서
고가 부동산 거래 늘어나며 신뢰성 시험대 올라

당근에 공인중개사가 직접 올린 부동산 매물.('당근' 앱 갈무리)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당근마켓이 '우리동네 공인중개사' 카테고리를 신설하면서 직거래 중심의 플랫폼에서 부동산 중개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에는 직거래 중심으로 운영됐으나, 공인중개사 매물까지 포함되며 부동산 중개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근서 '공인중개사' 매물 광고 등장

당근마켓의 이번 변화는 '우리동네 공인중개사'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공인중개사들이 매물을 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사용자들은 해당 매물에 대해 채팅으로 문의하고 중개인과 직접 상담할 수 있게 되어 기존 직거래 중심의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예전부터 당근마켓은 동네 업체들이 자신을 등록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비즈프로필' 기능을 운영해 왔다. 최근 들어 이 기능을 통해 공인중개사들의 매물 등록이 더 두드러지기 시작하면서 당근마켓이 직거래 플랫폼에서 부동산 중개 서비스로도 점차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당근마켓 측은 "이용자들이 부동산 서비스 안에서 다양한 매물을 안전하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서울 일부 지역에서 공인중개사 매물 등록을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 매물은 직거래 매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실제로 당근마켓에 올라온 서울 마포구 OO공인중개사사무소가 등록한 전세 2억 7450만 원의 빌라 매물은 사용자가 공인중개사와 직접 연락해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개인들이 등록한 매물은 추가적인 비용과 복잡한 절차들이 동반될 수 있으며, 기존에 '직거래'에서 기대했던 비용 절감과는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고가 부동산 거래 증가에…신뢰성 시험대

공인중개사 매물 증가와 함께 당근마켓에서 고가 부동산 거래도 급증하고 있어 서비스 신뢰성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기존 직거래 플랫폼이 중개인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리와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당근마켓에서 직거래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많지만, 공인중개사를 통한 거래는 법적 보호나 분쟁 처리 측면에서 더 안전할 수 있다"면서도, "공인중개사들의 자격을 검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사용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당근마켓을 통한 고가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면서 사기 거래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7월까지 당근마켓을 통한 아파트 거래 총액은 301억 원에 달했으며, 최고가는 35억 원에 이르는 고액 거래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거래는 중개인과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안전장치가 미비한 상태에서는 위험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존 부동산 플랫폼과의 경쟁 치열

당근마켓의 부동산 서비스 확장은 '직방', '다방' 등 기존 부동산 중개 플랫폼들과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이 당근마켓을 통해 매물을 등록하고 광고를 시작하면서 기존 부동산 플랫폼들의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당근마켓은 향후 부동산 서비스 확장 계획에 대해 "동네의 다양한 매물을 빠르게 발견하고, 허위 매물 없는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며, "매물의 안전성과 품질을 관리하고, 사용자가 매물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이드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집주인 인증 기능'과 '방문 체크리스트' 등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능을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