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장관 "신생아대출이 집값 자극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일문일답]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 진행
"집값 안정, 공급이 핵심…수급 이기는 시장 없어"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부의 정책대출이 집값을 자극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출생 극복 및 청년 등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것 또한 정부의 주요 정책 목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또 집값을 잡으려면 결국 핵심 입지에 좋은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는 게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의 일문일답.
-신생아 특례대출 등이 집값 과열의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있다. 관련 정책에 대한 일부 변화 가능성이 있는지.
▶(박상우 국토부 장관)정책 모기지가 원인인지, 집을 사려는 분들이 정책 모기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인지 무엇이 더 먼저인지 선후는 알 수 없다. 정부가 아무리 싼 이자로 돈을 빌려준다고 해도 과연 살지 하는 생각이 있다. 오히려 수급이 불안하고 전세를 구하기 쉽지 않으니 이참에 집을 사자는 판단을 한 거일 수도 있다. 집 살 생각이 없는 분들에게 정책모기지를 공급한 게 원인이 돼서 집값을 끌어올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렸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정책 모기지로써의 역할을 달성했다는 생각이다. 출산 가구나 청년층이 내 집을 살 수 있도록 저리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한 것도 정부의 또 다른 중요한 정책 목표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집값이 안정화되는 게 목표로 보일 순 있지만 저출생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부분도 시급한 정책목표 중 하나다. 그 때문에 되도록 정책 모기지는 건드리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시중 금리 변동성 대비 정책 모기지 금리의 변동이 늦기 때문에 시중금리와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금리 차이를 유지하도록 관리하겠다.
-지난 7월 서울 집값을 국지적으로 잔등락하는 금융장세라는 표현했었는데 지금의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박상우)그때 굉장히 공격도 많이 받고 질문도 많이 받았다. 당시 표현은 노무현 시절 집값 상승, 문재인 시절 상승과 비교하면서 그런 상황이 다시는 안 올 것이라고 전망을 말씀드렸던 거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 시중에 막대한 통화량이 풀리고 동시에 주택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올라가 부담스러운 가격을 경험했던 거다. 하지만 지금은 건전재정 기조 유지하에 여러 통화량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황이 좀 다르다.
-서울 집값 급등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박상우)지난 4월 말 5월 집값이 플러스(상승)로 전환해서 6, 7월 서울 등 수도권 신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도 많이 쌓여있고 여전히 침체장이다. 그렇게 보면 이번 상승은 특수한 지역의 신축 아파트 쏠림 현상이라고 판단한다. 여기에 전세사기문제로 비아파트 시장의 전세수요가 아파트 시장으로 쏠리면서 집값, 전셋값이 더 많이 올랐다. 시장은 워낙에 복잡한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서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지속해서 좋은 주택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급을 이기는 시장은 있을 수 없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됐는데, 핵심 처리 법안은 무엇인지.
▶(박상우)8·8 공급 대책에서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좀 더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때문에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과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다. 과거에는 정비사업을 하면 집값이 오른다며 분담금을 늘리고 임대주택 등 공적 의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접근했는데 이제는 규제보다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서울 시내에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고 그게 결국 주택 가격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 이번 특례법 등을 통해 평균 14년 정도 걸리는 정비사업 시간을 6년 정도 단축하도록 지원하는 거다.
-오는 10일 열리는 이번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의 참여 의미는.
▶(박상우)GICC는 매년 하는 행사다.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도 커지고 국제사회에서의 인지도도 올라가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건설 기업들이 해외 수주를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한데 특히, 발주 기관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중요한 만큼 발주 기관장들을 초청해 우리나라의 실력을 보여주고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를 유도해 내는 게 GICC의 중요 목표다. 올해는 30개 나라 장차관급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데, 특히 철도, 스마트시티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서 해당 분야의 협력 관계를 다질 생각이다.
-최근 8000억원 규모의 파라과이 경전철 사업 수주가 불발됐다.
▶(박상우)파라과이 아순시온 경전철 사업은 사실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던 게 경쟁입찰로 바뀐 거다. 장관 취임 때부터 이미 재협상을 진행하던 건인데 갑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니고 당초 시작할 때 양국 간의 대화가 잘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발표했지만, 양국 간의 관계가 악화하거나 그렇지 않고 우호적인 입장에서 서로 간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어서 공개 입찰 과정에서 또다시 기회를 볼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사업 자체가 취소된 단지의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달라고 하고 있고, 추정 분양가 이하로 분양해달라는 목소리가 있다.
▶(박상우)사전청약은 주택시장이 달아오를 때 사전 청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 드림으로써 과열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다만 여러 가지 시공상의 문제로 날짜를 못 지키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면서 지금은 중단이 됐다. 분양가 문제의 경우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를 확정 분양가로 계약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낮춰드리겠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공공택지에서 나오는 사전청약 물량은 어쨌든 주변 시세보다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급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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