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권 쓸 땐 좋았는데"…만기 앞둔 세입자, 전화벨 소리에 화들짝
서울 전셋값 66주째 고공행진, 성동 올해만 7.22%↑
가을 이사철 앞두고 세입자 주거 불안 갈수록 심화
- 조용훈 기자
"전세 계약 만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걱정이 많아요.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6억 원에 재계약했던 전셋집 시세가 지금은 8억 원 이상으로 올랐어요."(40대 직장인 김 모 씨)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하면서 세입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2년 새 서울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최근엔 매매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평균 0.17% 오르며 66주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김 씨가 거주하는 성동구는 서울 평균의 3배 이상인 0.5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서만 평균 7.22% 오르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 옥수동 옥수삼성(1114가구) 전용 84㎡ 전세는 지난 2022년 말 6억 원에서 최근엔 8억 원 초중반까지 뛰었다. 현재 단지 내 거래 가능한 전세매물은 단 1건뿐이다.
김씨는 "직장 때문에 이사 가기가 쉽지 않다"며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할까 봐 주말에 전화벨이 울리면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서울에 올해 전세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은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첫째주(6일 기준) 기준선(100)을 넘어선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기준으로 104.2를 기록 중이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100(기준선)을 초과할수록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해당 지수가 100을 넘어선 건 지난 2021년 11월 다섯째주(29일) 이후 약 30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세 수급 불균형으로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거라고 전망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입주물량과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주요 변수"라며 "입주물량 감소로 전셋값 상승 가능성이 높고,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집주인들도 보증금을 최대한 올려 받으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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