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리츠 활성화하려면…"이젠 '사업성' 키워야"[리츠가 뜬다]③
"미국 리츠 키운 '현물 출자자 과세 이연 제도' 도입해야"
스폰서도 필요성도 강조…"일본 시장 규모 20배 커진 이유"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지난 6월 리츠(REITs)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주택 공급처를 다양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보다 자기자본비율이 높아 지금과 같은 위험 요소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번 방안에는 리츠 '인가'를 '등록제'로 전환하고 운영 단계에서는 '인가제'를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가제는 리츠의 사업을 늦추는 장애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리츠를 설립하려면 '국토부 사전 확인→설립 인가 신청→설립 예비인가→설립인가' 등의 과정이 존재했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심사도 까다로웠다.
또 개발단계에서 50% 이하인 1인 주식 소유한도 적용을 제외하고, 57개에 달하는 공시·보고 의무는 투자보고서만 보고하도록 완화한다.
리츠 투자 대상은 고령화, AI(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해 헬스케어, 테크 자산 등으로 확대했다. 데이터센터, 태양광·풍력발전소 등에 투자를 허용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이제는 사업성을 높여줄 방안을 찾는 것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그중 하나가 현물 출자자 과세 이연 제도다. 이는 미국의 리츠 확산의 계기가 되기도 했던 조세 정책으로, 현물로 출자한 토지에서 부동산이 개발되고 매각 후 이익이 실현되면 양도소득세를 그때 납부하게 하는 방식이다.
또 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 정책도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리츠가 부동산을 매입할 때도 보유했을 때도 취득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합산을 통해 고세율을 적용한다. 결국 지출이 늘어나면 배당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는 이유에서다.
김경환 한국부동산금융포럼 회장은 "리츠가 우량한 부동산 물건을 개발하거나 매입해서 편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고 미국의 리츠가 획기적으로 커진 계기가 된 현물 출자자에 대한 과세 이연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폰서 제도도 리츠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폰서 제도는 대형 디벨로퍼, 건설사, 부동산 펀드 운용사, 금융기관 등이 대주주를 맡는 형태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 리츠를 도입하고도 상장리츠 시장 규모가 일본(19.7배)과 싱가포르(12.8배)가 큰 것도 이 제도 덕분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도 사업성을 높일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보증을 받으면 조달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더 많은 배당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리츠는 부동산을 매입해야 하는 만큼 대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HUG가 보증을 해주면 조달 금리가 낮아진다"며 "그러면 사업성이 좋아지고, 리츠가 자연스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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