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불안 조짐…세입자 비명 "1년 새 3억 올랐어요"

신규 입주 물량↓·임대차 2법 영향 등 본격화
"가을 이사철, 전셋값 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

11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세를 비롯한 매물 안내문이 붙여있다. 2024.8.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일부 단지는 최근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서민 주거 불안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20% 오르며 전주(0.19%) 대비 0.1%p(포인트)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주를 시작으로 66주 연속 오름세로,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7.63%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압력이 거세진 주된 이유는 시장의 수급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0~200)는 지난해 5월 첫째주 이후 29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돌파하며 전세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

여기에 신규 입주물량 감소,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만기 영향 등이 겹치며 하반기 전셋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만 8577가구로, 이 가운데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1만 2032가구)을 제외한 물량은 6545가구에 그친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공급과 수요 영향이 큰 임대시장에서 서울은 일부 구에서만 공급이 한정돼 당분간 상승 압력 가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가격은 이를 '선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607가구) 전용 84㎡(34평)는 지난달 16억 5000만 원(21층)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가(15억 원 ·23층) 대비 10%(1억 5000만 원), 1년 전(13억 2500만 원 ·20층) 대비 24.5%(3억 2500만 원) 각각 오른 가격이다.

지난주 서울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0.19%) 대비 0.06%p 커진 평균 0.25%를 기록했다.

서울 외곽지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1062가구) 34평은 최근 시세가 7억 중반 선으로 1년 전 대비 약 1억 원이 올랐고, 도봉구 창동금호어울림(299가구)은 지난달 34평 전세가 5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전년(4억 원) 대비 1억 5000만 원이 뛰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이번 가을 전세시장부터는 임대차 2법의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규 입주물량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전세수요가 몰리는 인기 지역의 집주인들은 4년 치 전셋값을 최대한 올려 받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