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원' 월 임대료가 회사원 연봉…초고가 월세 시장[월세 양극화]②
1000만원이상 초고가 월세, 89건…강남·서초·성동·용산구에 몰려
초고가 월세는 연예인 등 특정 수요…전셋값 상승에 월세도 올라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월세 시장이 상승세다. 임대료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월세 거래도 이뤄진다.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과 전세사기에 따른 세입자의 월세 선호 현상이 맞물린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초고가 월세의 경우 자영업자나 연예인 등 특정 수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4만 1601건으로 조사됐다. 그중 월세(반전세 등 포함)는 5만 7352건으로 집계됐다.
고가 월세로 분류되는 월 임대료 100만 원 이상 거래는 2만1673건인 것으로 분석됐다. 월 임대료가 1000만 원 이상인 초고가 월세는 89건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 강남·서초·성동·용산구에 몰려 있었다.
실제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200.749㎡(11층)는 지난 5월 보증금 3500만 원·월세 350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계약 기간은 1년이다.
또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44.3478㎡(5층)는 보증금 15억원·월세 2659만 원에 임대차 계약이 갱신됐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이 주택의 당초 보증금은 15억 원, 월세는 2500만 원이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5.312㎡(4층)는 지난 6월 보증금 3억 원·월세 250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한남더힐·나인원 한남 등 용산구와 트리마제·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이 있는 성동구에서 초고가 월세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며 “집을 매입해 세금을 내는 것보다 월세로 거주하는 게 이득인 특정 수요층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월세 수요는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월세수급동향지수는 97.4로 전달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동향지수는 101.4에서 103.0으로 상승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작으면 월세 거래가 한산함을, 100보다 크면 거래가 활발함을 뜻한다.
매물이 줄면서 월세는 오르는 모양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1만 9358건에 달하던 월세 물건이 이달 19일 1만4641건으로 줄었다. 더불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3.2로 전달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2.6에서 102.9로 올랐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월세는 목돈 마련이 어려운 사람이나 집 소유보다 고가 월세 감당을 고려한 계층이 선택할 수 있다”며 “외국에서 온 주재원, 연예인과 다주택자 등이 집을 소유하기보다 월세를 선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의 경우 강남·성수·한남 등의 지역에 관심이 많은데, 이곳을 중심으로 초고가 월세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월세는 전셋값을 올리니 덩달아 올라가는 것으로, 서민 주거비 상승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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