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그린벨트 해제' 기대감 높아진 내곡동…"아직은 반신반의"
매수 문의는 늘었지만, 부동산까지 오는 사람은 적어
주민들 “개발되면 좋지만 확정되기 전까진 신중”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8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가 포함되자 어느 지역이 선정될지를 두고 관심이 쏟아졌다. 서울에선 특히 서초구 내곡동 인근이 유력지로 손꼽힌다.
8·8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난 16일 그린벨트로 묶인 내곡동 홍씨마을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했던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인접해 이번에도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이 무색한 정도였다.
이날 내곡동 소재 부동산 8곳을 돌아다닌 결과, 그중 1곳만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 A 씨는 “정부 정책이 나오고 이렇게 조용한 적은 처음”이라며 “지역이 확정된 건 아니라서 반응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정부가 12년 만에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내놓은 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곡동에서 10년 넘게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한 B 씨는 “정부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늘어난 건 사실”이라며 “오늘 아침에도 내곡동 인근에 매입할 만한 전원주택이 있냐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C 씨도 “정부 대책이 나온 날 지방 출장 중이었는데 그린벨트 관련 문의로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도 신중한 분위기다. 홍씨마을에서 나고 자랐다는 홍성동 씨(남·68)는 “주민으로서 개발이 된다면 당연히 좋지만, 11월 발표 전까진 일단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60대 남성 D 씨는 “인근이 개발되면 집값에 영향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귀띔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가 수도권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주택을 공급하면 최종 입주까지는 8년이 넘게 걸린다”며 “장기적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시장 안정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 그린벨트 중 개발 가능성이 큰 건 강남 지역과 과천 정도”라며 “이 지역에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8일 발표한 부동산대책에서 서울과 그 인접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최대 8만 가구 규모의 택지를 발굴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해 신규택지를 발표하는 11월까지 서울 그린벨트 전역, 서울 인접 수도권 지역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시 지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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