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재 희림 글로벌부문 대표 "공항·경기장 설계로 세계시장 주도"[인터뷰]

베트남 랜드마크,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등…글로벌 경쟁력 입증
하와이에서 모듈러 주택 선보여…신시장 개척의 핵심 전략

권기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글로벌부문 대표가 12일 서울 강동구 상일로 희림종합건축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8.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김종훈 기자 = "공항과 경기장 설계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

권기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037440) 글로벌부문 대표는 12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본사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희림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을 목표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희림은 다년간의 해외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각지에서 신뢰받는 건축 설계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1970년대부터 해외시장 진출…다양한 프로젝트 성공

권 대표는 희림이 1970년대 초반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희림은 정부나 해외건설협회보다도 먼저 해외 설계 시장에 진출했다"며 "특히 베트남과 중국에서 초기 시장을 개척했으며, 베트남은 지금도 희림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대우건설과 협력하여 설계한 랜드마크 72타워(AON 하노이 랜드마크 타워)를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하며, 현재 베트남 지사가 희림의 해외 지사 중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이 성장은 베트남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건설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며, 희림의 현지화 전략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희림의 베트남 프로젝트 중에는 하노이 서호지역의 마스터플랜과 한국 대사관 설계도 포함돼 있다. 이처럼 베트남에서의 성공적인 프로젝트 경험은 희림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권기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글로벌부문 대표가 12일 서울 강동구 상일로 희림종합건축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8.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희림은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그중에서도 아제르바이잔의 유로파 대회 경기장 설계는 공사 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설계와 시공 관리로 24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완공된 사례로, 희림의 국제적인 설계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빠른 공사 기간 달성을 위해 첨단 설계 기술과 시공 관리 기법을 접목해 단기간 내에 고품질의 경기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된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설계에서는 카타르의 전통 모자인 '가후피야'에서 영감을 받아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했으며 현지의 기후 조건까지 고려한 맞춤형 솔루션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경기장은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카타르 정부와 FIFA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 탄자니아 잔지바르 마이스 단지 설계와 같은 프로젝트도 희림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희림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후속 프로젝트로 이어지며 아프리카 진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

권 대표는 "우리는 각 프로젝트에서 현지의 자재 상황과 기후 조건을 철저히 분석하여 설계에 반영한다"며 "예를 들어,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홍수 위험을 대비해 건물의 1층을 높이는 설계를 적용했다"라고 부연했다.

권기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글로벌부문 대표가 12일 서울 강동구 상일로 희림종합건축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8.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동남아 및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모듈러 주택 먹거리

해외 사업 진출이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마진율이 낮고, 각국의 법규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동반한다.

권 대표는 "후진국에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의 상술과 맞지 않아 법인을 폐쇄한 적도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희림은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을 모색하고 있으며, 예를 들어, 탄자니아 잔지바르 프로젝트에서는 사우디와 두바이 펀드를 통한 자금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권 대표는 "캄보디아에서 청년 대상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며, 동남아시아의 젊은 인구 비율이 높아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 지역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와의 만남을 통해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청년 교육시설과 신도시 개발이 주요 관심사임을 언급했다.

희림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시장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탄자니아, 잔지바르, 르완다 등지에서 마이스 단지와 공항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중동 시장에서도 월드컵 및 동계 올림픽 경기장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권 대표는 특히 모듈러 주택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모듈러 주택은 섬 지역이나 산간 오지와 같은 건축이 어려운 환경에서 특히 유용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하와이에서의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모듈러 주택 프로젝트를 통해 고품질의 모듈러 주택을 해외 시장에 도입하고 있다"며 "이 방식은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에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기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글로벌부문 대표가 12일 서울 강동구 상일로 희림종합건축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8.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희림은 공항과 경기장 설계에 집중하면서도, 회사의 내부 시스템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대표는 "젊은 세대의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라고 했다. 또 그는 한국의 주거 설계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싱가포르 등에서 한국식 주거 설계 모델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희림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과도기적인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라며 "시스템을 체계화하여 더 효율적이고 정확한 업무 수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 권기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글로벌사업부문 부문대표 약력

△1965년생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수료 △국민은행 사옥 신축공사 △베트남 하노이 복합단지 △월곡동 주상복합 △을지로2가 제5지구 도시환경정비지구 △미아 2지구 주상복합 △하노이 타이호타이 신도시 마스터플랜 △예멘 신도시 Masterplan 계획 △서안 중심상무지역(CBD) 마스터플랜 △천화국제촌 △코오롱 레이크폴리스 신축공사 △코오롱 트리폴리스2 신축공사 △아산배방 복합단지 개발사업 △김포 스카이파크 P.F(신세계) △남해건설 카자흐스탄 알마티 주거 프로젝트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