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국평 50억, 한남 220억 최고가…서울 토허제 발 묶이나

6월 서울 신고가 7268건, 3년6개월 만에 최대…7월도 증가세
오세훈 "토허제 확대 검토"…전문가들 "집값 잡기엔 역부족"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반포 아파트 단지 모습. 2024.7.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용산구 한남동 등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검토에 들어갔다.

다만 확대 시행되더라도 일부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1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뉴스1 의뢰로 분석한 서울 신고가 거래 현황을 보면 6월 기준 7268건으로 2020년 1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리드는 "7월 신고가는 현재까지 6812건으로,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인 점을 감안하면 6월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요 자치구별 신고가 현황을 보면 서초구가 31.9%로 가장 많고 종로구(31.3%), 용산구(27.1%), 강남구(20.8%) 등 순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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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가는 220억 원으로,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73㎡(100평)가 지난달 22일 이 가격에 직거래됐다. 이 아파트 101평이 6월4일 200억 원에 팔린 데 이어 한 달 만에 20억 원 더 높은 가격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98㎡(75평)는 지난달 4일 145억 원에,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6·7차 전용 245㎡(80평)는 6월 14일 115억 원에 손바뀜되는 등 100억 원대 거래가 잇따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신축 아파트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아크로 리버파크, 래미안 원베일리 등 대장주 아파트의 국민 평형인 전용 84㎡(34평) 가격이 50억 원에 달한다.

이에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검토에 들어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9일 주택 공급 확대 관련 브리핑에서 "신고가가 발생하는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개발 호재에 따른 우려로 강남 대치·삼성·청담동(9.2㎢)과 압구정동(24개 단지), 송파구 잠실동(5.2㎢), 영등포구 여의도동(16개 단지), 양천구 목동 택지개발지구(14개 단지), 성동구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1~4구역 등에 지정된 상태다.

이에 더해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아파트 단지도 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로 집값 상승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압구정동에서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고, 50억~60억 원대 반포 아파트를 대출받아 사는 비중보다 현금 부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제도 실효성과 사유 재산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투기 수요를 걷어내는 효과는 있겠지만, 가격을 잡는 기능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며 "매물과 수요를 동시에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현재 강남3구와 용산구는 분양가 상한제 등이 적용되는 규제 지역인데 집값 회복은 가장 빠르다"며 "역설적이게도 남은 규제 지역이 오히려 더 잘나간다. 규제를 통해 가격과 싸우려는 것 자체가 시장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