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빌라 2027년까지 주택 수 뺀다…85㎡도 청약 땐 '무주택' 인정

非아파트 활성화 대책…신축 매입 11만 가구
세제 및 청약 혜택 강화…무주택 범위 확대

4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와 빌라촌이 보이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정부가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을 2027년까지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청약 시 무주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조치로 전용 85㎡ 이하의 비아파트를 소유한 경우에도 청약 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어, 비아파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기대된다.

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8·8 공급 대책'에서 정부는 내년까지 수도권에 11만 가구 이상의 신축 매입 임대 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비아파트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무제한 매입 방침을 세웠다.

신축매입 주택은 민간에서 건축한 주택을 사전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 약정을 체결한 후, 준공 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중 최소 5만 가구는 '분양 전환형 신축매입'으로 세입자가 최대 6년간 임차한 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분양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비아파트 주택에 대한 세제 및 청약 혜택의 대폭 강화다. 전용 60㎡ 이하의 신축 소형 주택을 구입할 경우, 2027년 12월까지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기존 주택을 구입해 등록임대주택으로 등록할 경우에도 동일한 혜택이 적용된다.

더불어 생애 최초로 소형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에게는 취득세 감면 한도가 기존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확대된다.

청약에서 무주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비아파트 범위도 크게 확대된다. 기존에는 전용 60㎡ 이하의 주택만 무주택으로 인정되었으나, 이번 대책을 통해 그 범위가 전용 85㎡ 이하로 넓어졌다.

공시가격 기준도 수도권은 1억 6000만 원 이하에서 5억 원 이하로, 지방은 1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상향 조정되어, 더 많은 사람이 청약 시 무주택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정부는 2020년 폐지되었던 단기등록임대 사업자 제도를 부활시켜 1주택자가 소형 주택을 추가로 매입해 6년 동안 단기 임대로 등록할 경우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소형 주택의 수요와 공급이 더욱 촉진되어, 비아파트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로 법인이 신축을 목적으로 주택을 철거한 뒤 준주택을 건설할 경우, 취득세 중과를 배제하는 혜택이 부여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신축매입임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특약 보증에 가입하면 총사업비의 90%까지 1금융권에서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아파트 중심의 수요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정책의 실효성은 관련 법 개정과 국회의 논의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사회적 선호가 아파트에 집중된 상황에서 비아파트 시장에 대한 공공의 개입이 과연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며 "서울 그린벨트 해제 역시 강남권에 제한된 공급이 서울 전체 시장 안정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