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은 '집 때문' 대출 또 풀었다…집값 '불장' 다시 오나[송승현의 손바닥부동산]
신생아 특례대출 문턱 낮췄다…소득요건 1억3000만→2억
집값 불안 우려도 대출 기준 맞춰 '키맞추기'?…"영향 없어"
- 황보준엽 기자, 신성철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신성철 기자 =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 요건을 완화하고, 신생아 우선공급을 신설‧확대하는 등 주택 마련을 용이하게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요. 주거 부문에서 지원을 강화해 결혼과 출생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되면 매수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뉴스1은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와 이번 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짚어봤습니다.
◇구입·전세 신생아 특례대출 기준 완화, 공급도 늘린다
이번 저출생 대책은 주거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정부는 결혼이 늦어지고 출생이 줄어드는 이유가 주거 불안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책을 발표하면서 "집이 더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죠.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국토부는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을 올해 하반기 중 1억 3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출산한 가구에 대해서 구입·전세자금 대출의 소득 요건을 2억 5000만 원으로 추가 완화(3년 한시 시행)하기로 했고요.
추가 출산 가정에 대한 우대금리 혜택도 늘어나게 됩니다. 현재 신생아 특례 대출 기간 중 자녀 1명을 더 낳을 경우 적용되는 0.2%포인트(p) 추가 금리 인하 혜택이 0.4%p로 높아집니다.
신혼‧출산 가구에 대한 주택공급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에게 배정된 물량을 당초 연간 7만 가구에서 12만 가구 이상으로 늘리고, 민간분양 내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비중을 현행 18%(연 약 3만 6000가구)에서 23%(연 약 4만 6000가구)로 상향 조정했죠.
이와 함께 공공임대주택 거주 중에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 해당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소득‧자산 무관하게 재계약을 허용하고요. 기존 특공 당첨자 중 대책 발표 이후 신규 출산한 가구는 특공 청약 기회를 1회 더 부여합니다.
종합해 보면 기존 주택 매입하거나 분양을 받거나 공공임대에 살거나 모두 혜택을 주겠다는 겁니다.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집값 또 오르나…기준선 '9억원 이하' 아파트 더 뛸 수도
물론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신생아 특례대출이 가능한 9억 원 이하 아파트들의 몸값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서입니다. 지난 몇 년간 끝도 모르고 오르던 집값을 겨우 잡아놨는데 다시 한번 출렁일 수 있다는 거죠.
특례대출 구입자금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한 가구에 최저 연 1.6%로 최대 5억 원까지 가능합니다. 주택 가격은 9억 원, 면적은 전용 85㎡, 순자산 기준은 4억 6900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실제로 신생아 특례 대출이 시행된 올 1월 29일부터 4월 말까지 대출 신청접수는 1만 4648건, 2만 986건(5조1843억원) 접수됐는데요. 그중 구입자금이 3조 9887억 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도강을노원·도봉·강북구)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깜짝 반등하기도 했었습니다.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이후 대출대상인 시세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을 위주로 매수세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초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수요가 확대되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9억 원대의 키맞추기 현상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양천구 신월동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59㎡는 올 초까지만 해도 8억 원 중반대에 실거래가 형성됐는데, 9억원 이상에 거래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신생아 특례대출의 요건완화가 이뤄지더라도 수요가 제한적인 만큼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정도의 파급력은 없다는 의견인데요. 다만 정부의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건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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