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시장 新판도…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동박공장으로 유럽 공략[글로벌K-건설]⑫

말레이시아 성공 이어 폴란드까지 진출하며 입지 강화
"유럽서 2차 전지 핵심 소재 생산공장 수주 큰 의미"

폴란드 SK넥실리스 동박공장 현장 전경.(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현대엔지니어링(064540)이 SK넥실리스로부터 폴란드 동박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유럽 건설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말레이시아 동박공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후 얻은 성과로, 유럽에서의 기술력과 사업수행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폴란드 및 말레이시아서 '동박공장 프로젝트' 성공

현대엔지니어링의 첫 폴란드 산업플랜트인 SK넥실리스 동박공장은 2022년 3월에 수주됐으며, 폴란드 동부 포트카르파츠키에주 스톨라바볼라 경제특구에 위치했다. 이 프로젝트는 총 2억 5000만 유로(한화 약 3700억 원) 규모로, 총 12개 동의 건물을 건설하는 것을 포함한다.

동박은 두께 10㎛ 내외의 얇은 구리 박막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SK넥실리스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동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폴란드에 유럽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듬해 종합 평가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2022년 7월에 착공한 이 공장은 올해 하반기 준공될 예정이며 연간 5만 톤의 배터리용 동박을 생산하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SK넥실리스 동박공장 수주에는 말레이시아 동박공장의 성공적 수행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에 준공한 말레이시아 동박공장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사업수행 역량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폴란드 동박공장 추가 수주로 이어졌다.

또 폴란드 내에서의 탄탄한 입지도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한·폴 수교 30주년이었던 2019년에 약 10억 유로 규모의 폴리프로필렌(PP) 생산공장을 수주했다. 이어서 2021년 6월에는 폴란드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올렌(Orlen)으로부터 약 29억 유로 규모의 에틸렌(ethylene) 생산공장 확장공사를 수주하며 폴란드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플랜트를 건설하는 역사를 썼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글로벌 배터리 및 소재 산업플랜트 건설 파트너로서의 도약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 SK넥실리스 동박공장 수주에 앞서 SK온이 발주한 헝가리 배터리 1·2공장(2021년 완공)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이 발주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2023년 완공)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 7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발주한 대규모 미국 배터리공장 프로젝트도 수주하면서 글로벌 건설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23년 11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2023 우크라이나 재건 박람회'에서 우크라이나 크리비리흐시와 모듈러 건축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크리비리흐시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의 고향으로, 주택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에 13층 높이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을 준공했으며, 해외 대형 플랜트 사업에도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공기를 단축시키는 등 국내 건설사 중 최고 수준의 모듈러 공법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크리비리흐시는 협력 가능한 사업 리스트와 부지 정보를 공유하는 등 사업 구체화를 위한 협의를 지속 중이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비료 생산 기업인 OSTCHEM사의 모회사 Group DF(GDF)와 비료·화학 플랜트 복구 및 신규 건설 MOU도 체결했다. 해당 MOU 역시 복구 대상 사업을 선정 중이며, 신규 건설에 대한 내용도 논의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의 진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2차 전지 핵심 소재 생산공장을 수주한 것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진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포트폴리오에서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