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 그린벨트 2만채 공급 '급부상'…"GTX 호재로 최적지 평가"[르포]

전철 4개 정차 '쿼드러플'…올 연말에는 GTX-A 개통
전문가들도 '적절' 평가…"주택 외 연계시설 조성도 필요"

고양시 덕양구 대곡역 인근 전경.2024.7.19/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고양=뉴스1) 황보준엽 기자 = 19일 찾은 고양시 덕양구 대곡역 인근. 좁은 도로 양옆으로 파랗게 벼가 자라는 논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낮은 주택과 비닐하우스 등만 눈에 띌 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대곡역복합환승센터 공사 현장의 근로자 외에는 지나는 주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농업용 용수를 아껴 쓰라는 현수막도 곳곳에 걸려 있었다.

부추를 판매한다는 한 농가의 뒤편으로는 아파트가 세워져 있어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경기도라기보다는 마치 명절 때 시골에 온 듯한 느낌을 줬다.

반면 불과 한 정거장역 거리의 화정역 인근에는 아파트 수십 채가 들어서 있다. 이와 달리 대곡에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유는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어서다.

그러나 이곳은 전철 노선 4개가 정차하는 '쿼드러플' 교통 허브로 탈바꿈한다. 현재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 서해선이 지나고 있고, 연말부터는 GTX도 정차한다. 향후에는 고양선(고양시청~창릉신도시~새절역), 대소선(대곡~소사 연장선)도 들어설 수 있다.

고양시 덕양구 대곡역 인근에 붙은 현수막.2024.7.19/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서울 인접해 주택 공급지 적합…연계시설 확충이 숙제"

전날 있었던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2만 가구 규모 신규택지 개발 계획 발표에 이 지역이 관심을 받는 이유다.

인근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여기만큼 주거지로서 충분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아직 주변 인프라는 부족하지만 가장 중요한 교통은 경기도 어디보다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대곡 인근이 그린벨트 해제 지역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고 평가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하고 인접해 있어서 주택 공급지로는 좋긴 하다"며 "다만 문제는 1기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주택만 공급하는 건 부적절하다. 일자리 등을 조성할 수 있는 연계 시설도 같이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교통환경이 좋은 곳 중 그린벨트를 풀만한 곳은 대곡밖에 없다"며 "GTX도 정차하는 곳이니까 주택을 공급한다고 하면 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그린벨트 해제가 중장기적으로는 필요한 대책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신규 공급뿐만 아니라 기주택들이 시장 내 풀릴 수 있도록 하는 단기적인 대책도 절실하다. 특히 전셋값을 잡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반면 서울과 더 가까운 곳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과 인접한 지역을 풀어야 의미가 있다"며 "지금은 서울 내의 그린벨트라도 풀어서 정부가 서울 내 공급도 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고양시 덕양구 대곡역 인근 전경.2024.7.19/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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