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희비' 오피스 줄고 상가는 늘고…"복합수요상권 만들어야"

서울 오피스 1분기 공실률 5.4%로 10년來 최저
상가 공실률은 증가 추세…서울은 개선·지방은 악화

명동 상가 모습. 2024.5.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의 사무용 부동산(오피스) 공실률이 6년 이래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일반상가의 공실률은 증가하면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8.6%로 최근 6년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전국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지난 2019년 11%에서 작년 8.8%까지 하락했고 올해 1분기에는 더 떨어졌다.

서울도 2019년 9.1%에서 올해 1분기 5.4%의 공실률을 보였다. 이는 2013년 8.4%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줄어든 이유로는 주요국 대비 낮은 재택근무일수(0.4일)에 건축비 부담 등으로 인한 공급 여건 악화가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미권은 일주일 재택근무일수가 주 평균 1.5일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한국은 이에 비해 낮다"며 "여기에 더해 고금리 장기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등으로 공급 여건이 좋지 않아 오피스 빌딩 공실률을 더 낮추고 임대료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무용 부동산 공실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일반상가는 고물가와 고금리 등의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상승세를 보인다. 전국 소규모 일반상가의 공실률은 2021년 6.8%에서 올해 1분기 7.6%로 상승했고, 중대형도 같은 기간 13%에서 13.7%로 올랐다. 집합상가는 2022년 9.4%에서 1분기 10.1%로 올랐다.

다만 서울의 경우 코로나로 높아졌던 공실률이 2021년부터 낮아졌지만, 지방은 수요위축과 공급과잉으로 공실률이 높아졌다. 소규모 상가의 서울 공실률은 2021년 6.7%에서 올해 1분기 5.7%로 낮아졌다. 중대형 상가도 같은 기간 10%에서 8.4%로 하락했다.

일반상가에서 서울과 지방의 공실률 차이가 나는 이유로는 인구와 선호하는 상권이 서울에 대부분 몰려있다는 점이 꼽힌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서울에서도 잘되는 상권은 소비 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곳"이라며 "유동인구를 소비인구로 바꿀 수 있는 상권이 공실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상가 임대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성수동과 압구정 로데오 상권 등이 이런 경향을 보인다"며 "트렌디한 상점이 있는 곳은 현재 MZ세대들도 기꺼이 오프라인 방문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상가의 공실률은 기본적으로 국가 경제성장률이 성장해야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면서도 "트렌디한 상권을 갖고 있고 광역교통망이 좋은 상권 위주로 회복세를 보이고, 그렇지 않은 상권은 공실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 일부 지역과 지방 상가의 공실률 상승을 막기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관광이 개별 관광 위주의 소비 흐름을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맞춰 교통, 숙소, 먹거리, 놀거리, 쇼핑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상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 랩장도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 인구 감소로 오프라인 상점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온라인 쇼핑에 능하지 않은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오프라인 상점이 필요한 만큼 지역 주요 거점의 상권을 개발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