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GTX 변전소 '전자파' 치명적이라고?…"전자레인지보다 낮아요"

청량리-부천 주민 "우리집 앞 'GTX 변전소' 반대"…국토부 "열차운행 핵심시설"
국토부, 변압기 '전자파' 측정 실험 공개, 지상부 측정값 불과 0.04μT

지하 27m 부근에 위치한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매헌 변전소 주변압기 모습. 2024.5.20/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변전소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우리 생활 속 가전제품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입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C 노선 열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변전소' 설치를 두고 인근 주민들이 강력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KR)이 공동 실시한 변전소 전자파 실측 결과, 주변압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헌 변전소 '주변압기' 측정해 보니…전자파 '괴담' 수준

2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와 경기 부천시는 앞서 국토부에 GTX-B·C 변전소 설치 위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전자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GTX-B가 지나는 부천종합운동장역은 부천 상동 호수공원 주차장 부지(상동 549)에, GTX-C가 정차하는 청량리역은 한국철도공사의 테니스장 부지(전농동 588-152)에 각각 변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변전소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우려된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어 GTX 건설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GTX 노선은 '환영'하면서 정작 GTX 운행에 필요한 핵심 기반 시설을 '반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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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토부와 KR은 주민들이 느끼는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일 언론을 상대로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내 위치한 매헌 변전소에서의 전자파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매헌 변전소의 수전 전압은 154kV(킬로볼트)로, 지하 27m(지하 2~3층)에 자리 잡고 있어 지하 2~4층에 변압기가 들어서는 청량리변전소와 같은 환경이다.

매헌 변전소 변압기는 한국전력에서 AC(교류) 154kV를 수전 받아 AC 25kV로 변환해 신분당선 전동차 운행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 이 때문에 청량리와 부천 모두 GTX 열차의 전력 공급을 담당할 변전소 건설이 선행하지 않으면 열차 개통이 불가한 상황이다.

지난 20일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매헌 변전소에서 진행된 전자파 측정치.2024.5.20/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이날 이뤄진 실험 결과, 주변압기 1m 앞에서 측정된 전자파는 2.7~3.0μT(마이크로테슬라)로 확인됐다. 주변압기에서 5m 떨어진 거리에서는 0.2μT, 지상에서는 0.04μT의 전자파가 각각 나왔다.

이는 이날 동시 진행된 전자레인지(35μT), 헤어드라이어(16μT) 전자파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력설비의 나오는 전자파는 극저주파 전자계(전계+자계)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우리나라의 자계 권고 기준치는 83.3μ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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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실험을 참관한 김윤명 단국대 명예교수는 "전자파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에어컨(2μT), 세탁기(10μT), 선풍기(18μT)에서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저주파 전자계는 주파수가 낮아 먼 곳까지 전파되지 않을뿐더러 인체에 축적되지도 않는다"며 "일반인에게 노출되는 극저주파 전계는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언론에 공개된 GTX-A 구성역 외부 모습.2024.5.20/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GTX-A, 이달 말부터 '구성역' 정차…29일 5시 30분 첫차 운행 개시

이날 국토부와 KR은 오는 29일 개통을 앞둔 구성역사 내부도 공개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3월 GTX-A노선 일부 구간(32.7㎞)인 '수서~성남~구성~동탄' 4개 역 중 구성역을 제외한 구간을 우선 개통했다.

이에 따라 GTX-A 이용 시 화성 동탄역에서 서울 수서역까지의 이동시간은 기존 버스 90분, 승용차 70분에서 21분으로 단축됐다.

이날 방문한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 위치한 구성역은 본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구성역은 지하 4층(B1 기능실, B2 대합실, B3 연결통로, B4 승강장), 연면적 1만2368㎡(3741평) 규모로 지어졌다. 엘리베이터는 24인승 총 12대, 에스컬레이터(폭 1200mm)는 14대가 각각 마련됐다.

오픈형 디자인이 적용된 GTX-A 구성역 대합실 모습.2024.5.20/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특히 '오픈형' 디자인을 적용해 다른 역사와 달리 내부 개방감을 살린 게 특징이다.

승강장을 제외한 대합실 등 모든 공간에 '노출형 천장'을 적용해 고개를 들면 각종 배관이 눈에 들어왔고, 바닥은 포세린 타일을 적용해 승객들의 미끄럼을 방지하도록 배려했다.

GTX-A 구성역 승강장 모습.2024.5.20/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역사 개통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편'도 대거 확충했다. 대표적으로 시내버스 4개 노선과 마을버스 12개 등 16개 버스노선이 구성역 1번 출구를 경유하고, 시내·마을 버스 7개 노선에도 차량을 증차해 배차간격을 줄일 예정이다.

김문수 KR GTX-A사업단장은 "시내버스 6개 노선을 신설해 새벽 시간에도 구성역을 오가는 버스가 운행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노후화된 기존의 버스, 택시 승강장도 확대·개선했다" 설명했다.

지난 20일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GTX-A 구성역 건설 진행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2024.5.20/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향후 구성역이 개통함에 따라 GTX-A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구성역이 개통되면 구성역에서 수서역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35분에서 15분으로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크 시간대 구성역 하루 이용 고객은 승하차 양방향 기준 6000명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삼성역이 개통 전이라 당분간은 3000~4000명 정도 수준의 고객분들이 구성역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