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수입 20년…고속철 후발국서 'K-고속철' 수출국으로 '우뚝'

2004년 프랑스 떼제베 도입해 고속철도 첫 운행 시작
독자 기술 개발 KTX-산천, 이음, 청룡 등 잇따라 도입

KTX-산천.(한국철도공사 제공)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지난 2004년 프랑스의 고속열차 떼제베(TGV)를 개량 도입했던 우리나라가 불과 20년 만에 기술 자립을 넘어 'K-고속철' 수출국으로 우뚝 섰다.

특히 과거 기술 수입을 자처했던 처지에서 이제는 우리 기술력을 세계로 수출하는 전기를 맞았다.

1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열차인 KTX는 지난 20년 동안 10억 5000만 명을 싣고 전국 8개 노선을 운행했다. 누적 운행 거리만 6억 4581만㎞로, 지구를 1만 6150바퀴 돈 셈이다.

지난 2004년 코레일은 프랑스의 떼제베를 개량한 46대로 첫 KTX 고속철도 운행을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 기술만으로 고속열차를 제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2010년 3월 기존 KTX의 후계 차량 격인 KTX-산천 110000호대를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국산화율을 대폭 높인 차량으로 우리나라 고속철의 상징으로 꼽힌다. 여기서 KTX-산천 뒤에 따라붙는 번호는 해당 차량의 '고유번호'를 뜻한다.

특히 상용화 기준 한국 최초의 독자 개발 고속철도 차량 모델로, 대부분의 주요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고속철도 기술 보유국이란 타이틀을 거머줬다.

이어 2015년 4월부터 KTX-산천 120000호대를 경부고속선, 경전선, 동해선에 일부 투입했고, 현재는 SR에 임대돼 130000호대와 더불어 수서역발 SRT로 운행되고 있다.

2017년에는 강릉선 개통 및 2018년 동계 올림픽을 대비해 KTX-산천 140000호대 도입했다. 2021년 8월부터는 강릉선 KTX에 준고속철도 차량인 KTX-이음을 투입했다.

특히 지난 4월 코레일은 고속철도 개통 20주년을 맞아 최고 320km/h로 달리는 신형 KTX-청룡을 공개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2007~2015년 차세대 고속철도 연구개발을 통해 100%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EMU-320)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동력분산식인 세계 고속철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를 받았다.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 조감도.(국토교통부 제공)

한편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공식 수행 중인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현대로템과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간 27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고속철을 해외에 수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 차량은 UTY EMU-250 42량(7량×6편성)으로, 국내에서 운행 중인 KTX-이음을 우즈베키스탄 현지 실정에 맞춰 개선한 모델(상업운행 250km/h)이다.

이에 따라 향후 중앙아시아는 물론 10조 원 이상 규모로 추정되는 폴란드, 태국, 모로코 등 세계 고속철 차량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열린 중앙선 KTX-이음 서울역 연장운행 개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12.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박상우 장관은 "KTX 도입 20주년인 올해, 우리 기술로 만든 고속철 차량 첫 수출은 그간 축적된 우리 민간기업의 기술·노하우와 함께 정부, 공공기관이 한 팀이 되어 달성한 쾌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급계약을 발판 삼아 앞으로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코레일, 국가철도공단, 민간기업과 총력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고속철도 건설과 차량, 운영으로 이어지는 K-철도가 전 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