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 때 보증금 1억 올려주세요”…공급부족 '빨간불' 서울 아파트 전세
지난달 서울아파트 전세가격지수, 88.4…전달대비 0.4p 상승
“전세대란 우려 수준 아니다”…일부 전세 수요자 매매로 돌아서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 ‘공급 부족’ 신호가 켜졌다.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가격은 상승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세 대란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세 계약을 고려했던 일부가 매매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88.4로 전달 대비 0.4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북 14개구는 87.8에서 88.2로, 강남 11개구는 88.2에서 88.5로 각각 올랐다. 특히 마포구가 가장 큰 상승 폭(0.8p)을 보였지만 강동구는 전달과 동일했다.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전용 84.88㎡(3층)는 지난달 4일 기존(5억 5650만원)보다 보증금을 상향한 6억 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96㎡(20층)는 지난달 1일 전세 재계약 시 보증금을 8억 4000만원에서 9억 5000만원으로 올렸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1p 하락한 90.1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세가율은 상승하고 있다. 실제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은 53.2에서 53.4로 올랐다.
서울 강남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전반적으로 아파트 전세 수요가 많은데, 마포구 등 직장인이 몰리는 곳의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진다”며 “특히 5억 원에서 10억 원 사이 전세 물건의 경우 수요가 많아 갱신 계약 시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 “10억 원 이상의 경우 오히려 보증금을 깎아주는 집주인이 있는데, 지역적 편차가 큰 상황”이라면서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물건 부족 현상이 있는 게 사실인 만큼 전세 수요가 매매로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서울 주택 전세수급지수는 138.2로 전달(132.6) 대비 크게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 이내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매물도 줄어들고 있다”며 “신규 입주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매매 대기 수요가 증가해 (전세)수급지수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경기·인천 등 수도권 내에는 신축 입주 물량이 지속적 나오기 때문에 전세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집값이 많이 하락하고 전셋값 상승이 지속돼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가 늘고 있지만 매매가격 상승을 견인할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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