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우리단지 '선도지구' 꼭 돼야죠"…'동의율' 관리 분주해진 일산

"밀리면 언제 할지 몰라"…선도시구 선정 총력전
매수 문의 잇따라…선도지구 소식에 수요 붙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마을1단지. 2024.5.29/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요새는 (이웃들) 만나면 다들 재건축 얘기만 하죠. 꼭 우리 단지가 선도지구로 지정됐으면 좋겠어요."

29일 찾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마을 1단지.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신혼부부와 카페 앞 모여있는 주부들을 지나칠 때면 재건축이라는 단어가 꼭 들려왔다. 정부가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발표한 후 이들의 대화 주제는 단연 선도지구와 재건축이 됐다.

선도지구란 시범 성격을 띠는 사업지구로, 가장 먼저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1기 신도시엔 적지 않은 정비 대기 물량이 있어, 시기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돌아올지 알 수 없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별로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중동·산본 각 4000가구 등 총 2만 6000가구의 선도지구가 정해지게 된다. 여기에 지역 여건에 따라 각 지자체가 1∼2개 구역을 추가로 선정할 수 있다. 단 추가 선정 물량은 기준 물량의 50% 내외로, 최대 총 3만 9000가구 규모의 지정이 가능한 셈이다.

선도지구로 지정에는 주민 동의(60점)와 단지 규모(20점)가 가장 중요하다. 이 두 항목에만 100점 만점에 80점의 배점이 배정됐다. 이 밖에 가구당 주차 대수 등 거주 환경 노후도, 도시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도 평가하지만 워낙 낡은 단지들이 많아 변별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 탓에 재건축을 타진하는 단지들은 주민 동의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석윤 강촌1·2·백마1·2 통합재건축추진준비 위원장은 "기존에 동의율을 받아놓은 게 있는데 그걸 실제로 공모 과정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므로 관련된 준비를 하고 있다"며 "명부는 이미 확보를 다 한 상태"라고 말했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단지는 당초 4개 단지 통합 재건축이 전망됐지만, 2개 단지씩 나눠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규모가 크면 이해 당사자가 늘어 동의율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마두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2024.5.29/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전화가 오긴 오네요"…선도지구 발표 후 매수문의 늘었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았다. 최근 공사비 인상 등으로 분담금이 많이 책정될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백마마을2단지극동삼환에서 만난 A 씨는 "재건축이야 되면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며 "요새 뉴스 보면 죄다 분담금이랑 사업성 소식뿐이니 분담금으로 너무 높은 금액이 나오는 것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선도지구 물망에 오르내리는 단지를 중심으론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당장 계약이 체결되는 건 아니지만, 이전에는 없던 매수 문의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설명이다.

마두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좋은 건 아니다 보니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고 표현할 순 없지만, 종종 투자를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 온다. 이전에는 매수 관련해선 전화가 오지 않은 적도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한편, 선도지구는 지자체별로 다음 달 25일 세부 공모 지침을 확정·공고하고, 9월 선도지구 선정 제안서를 받는다. 이어 10월 평가 및 국토부 협의를 거쳐 11월에 최종 선도지구를 선정한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