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저렴한 '사회주택' 비율 8.9%…한국 OECD 국가 중 '9위'

PIR 지수 24.9로 OECD 1위인 만큼 "비중 늘려야"
1위 네덜란드는 저소득층·중산층 모두가 사회주택 공급 대상

서울아파트 단지 모습. 2024.4.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의한 사회주택(시장 임대료 수준보다 낮게 공급되는 주택) 비율에서 8.9%를 기록해 OECD 국가 중 9위에 자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평균인 7.1% 보다는 높은 비율이지만 한국이 소득으로 내집 마련에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회주택은 유럽 주요국에서 20세기 초 산업화를 거치며 주택 부족, 주거환경 악화 문제에 대응해 만든 제도다. 각 국가의 사회주택은 임대 기간, 규모, 공급자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한국에선 쉽게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형태의 주택을 생각하면 된다.

OECD 국가 사회주택 비중.(국회도서관 제공)

◇한국 OECD 평균보다는 높지만 공급확대 필요…PIR 24.9

00일 국회도서관의 현안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OECD 국가 중 총주택 수 대비 사회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네덜란드(34.1%)다. 그 뒤를 오스트리아(23.6%), 덴마크(21.3%), 영국(16.4%), 프랑스(14.0%), 아일랜드(12.7%), 핀란드(10.9%), 한국(8.9%), 스위스(8.0%)가 이었다.

한국은 8.9%로 OECD 평균인 7.1%보다는 1.8%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이 소득대비 주택가격 배율(PIR·Price to Income Ratio) 지수에서 올해 기준 24.9를 기록,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만큼 사회주택 비중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PIR 24.9는 24.9년 간 한 푼도 쓰지 않고 소득을 저축해야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한국은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 공공임대주택 등의 사회주택이 부족한 상태"라며 "소득이 없거나 매우 낮은 고령층 무주택자들도 많아서 이런 이들을 위한 사회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전셋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사회주택 공급 확대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며 "임대사업자를 키우는 정책, 공공에서 임대주택 재고량을 정기적으로 늘리는 정책 등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훈데르트바서 사회주택 모습.(국회도서관 제공)

◇네덜란드·오스트리아·프랑스는 '사회주택 대상' 중산층까지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네덜란드 등 사회주택 선진국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사회주택 비율에서 1위(34.1%)를 차지한 네덜란드는 비영리 주택협회가 공급을 담당한다. 협회는 각종 세제와 융자 혜택으로 사회주택 공급자를 지원한다. 네덜란드 사회주택의 특징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사회주택 공급 대상자로 삼아 '소셜 믹스'를 실현했다는 것이다. 사회주택의 위치나 상태, 면적 등의 조건이 민간주택과 거의 차이가 없다.

2위인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선 사회주택이 전체 주택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빈의 랜드마크가 된 사회주택으로는 유명 건축가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가 설계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훈데르트바서 하우스'가 있다. 오스트리아 역시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사회주택 대상이 저소득층부터 중산층이다.

3위인 덴마크는 사회주택 입주 대상이 15세 이상 전 국민이고, 4위 영국은 노숙자와 주거취약계층이 우선이 된 영국 시민과 체류자다. 5위 프랑스는 저소득층부터 중산층까지 대상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사회주택 비율이 높은 국가들은 국유지가 많아서 땅에 건물만 지으면 되는데 한국은 수요가 있는 곳은 대부분이 사유지라서 공공이 대량으로 사회주택을 공급하기는 어렵다 "며 "중산층까지 대상으로 삼는 것도 좋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비중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한국에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