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들 '집값' 높였다"…1기신도시 '선도지구' 호가 4억 '껑충'[부동산백서]
재건축 '선도지구' 물망 단지, 아파트값 일제 '호가 상승'
분당·일산서구 등 매매가격 지표, 잇따라 '상승' 전환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해당 지역 내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특히 선도지구 물망에 오르내리는 단지 집주인들은 직전 거래가 대비 수억 원 뛴 호가에 집을 내놓는 분위기입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월 1기 신도시 재건축 '1차 선도지구'를 발표합니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 22일 국토부와 각 지자체는 구체적 '시간표'와 '배점표'를 공개했습니다.
1차 선도지구 선정 물량은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 4000가구, △중동 4000가구, △산본 4000가구 등 총 2만 6000가구 규모입니다. 여기에 신도시별로 1~2개 구역을 기준 물량의 최대 50%까지 추가 선정할 수 있도록 해 신도시 전체 물량은 최대 3만 9000가구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처럼 그간 안갯속이었던 선도지구 선정 계획이 선명해지면서 통합재건축을 추진해 오던 단지들의 집값이 즉각 반응하는 모습입니다.
대표적으로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수내동 일대 아파트값부터 꿈틀대고 있습니다.
유력 선도지구 중 한 곳인 시범단지(총 7769가구 규모)에 속한 시범한양(2419가구)은 지난 24일 134㎡(전용 40.79평) 매물이 19억 원(6층)에 등장했습니다. 이는 지난 8일 체결된 실거래가(15억 원·8층) 대비 27%(4억 원) 뛴 가격입니다.
바로 옆 수내동 양지마을(총 4892가구 규모)에 포함된 한양5단지(1430가구) 164㎡(전용 49.73평) 역시 현 매도 호가는 23억 원 선으로, 직전 실거래가(19억 5000만 원·12층) 대비 18%(3억 5000만 원) 상승했습니다.
인근 H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선도지구 선정계획이 발표되고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까지 문의 전화가 들어온다"며 "이런 분위기를 잘 아는 집주인들은 호가를 좀체 낮추려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습니다.
이미 집값 관련 지표들도 상승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번 주(20일 기준)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평균 0.03% 오르며 한 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4주 연속 빠졌던 고양시 일산서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4% 오르며 하락세를 끝마쳤고, 일산동구 하락률(-0.13%→-0.03%)은 낙폭이 0.10%p(포인트)나 줄면서 상승 전환을 목전에 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 선도지구로 거론되는 것 자체만으로 해당 지역 및 단지 집값에는 매우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적어도 같은 지역 내 다른 단지 아파트 가격이 빠질 때 선도지구 집값은 적어도 버텨주거나, 오를 때는 더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