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했던 진로 고민 해결”…청년재단 청년다다름사업 순항[인터뷰]

전국 10개 지역제작소에서 운영…현재까지 1184명 지원
양적 성과 중시에서 장기밀착형 지원으로 패러다임 전환

청년재단 다다름사업 참가자.(청년재단 제공)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나의 가치관이나 특성을 알아보면서 스스로를 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있었는데, 진로 탐색과 일경험 인턴십을 통해 내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알게 돼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청년재단의 청년다다름사업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대해 이전보다는 나은 답을 찾은 임태진 씨(26)의 말이다. 청년다다름사업은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청년, 장기미취업청년 등 정책 사각지대에 있거나 진로나 취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청년을 발굴해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임 씨는 27일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청년다다름사업 참여 경험을 공유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일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중퇴 후 불투명한 미래 고민…청년다다름사업으로 고민 조금씩 사라져"

임 씨는 중학교를 중퇴한 고립청년이었다. 학교를 안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구들과도 멀어졌고, 집에서만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무서워지고, 별다른 일을 해 본 경험이 없다 보니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만 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임 씨는 청년재단의 청년다다름사업에 지난 2022년에 참여하게 됐다.

임 씨는 “이 사업을 통해서 나의 장점과 특성 등을 알아가면서 막연했던 진로에 대한 고민도 조금씩 사라지고, 하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씩 생겼다”며 “사업에 참여하면서 사회복지사에 관심을 가지게 돼 2023년도부터는 일하는학교(청년재단 다다름사업 성남제작소 위탁운영기관) 선생님의 추천으로 은둔고립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괜찮은 하루’라는 프로그램의 서포터즈로 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포터즈로 일하면서 선생님과 함께 프로그램도 기획해 보고 진행하면서 일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씩 생겼고, 저와 비슷하게 고립을 경험했던 친구들을 도울 수 있게 돼 의미있고 뿌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임 씨는 “이런 경험을 통해 지금은 일하는학교가 운영하는 카페 ‘그런날’에서 직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그런날은 자립을 준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카페를 통해 일을 경험하고, 사회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인턴으로 오는 친구들에게 일을 잘할 수 있게 격려와 응원을 해주고 열심히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청년다다름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 씨는 "다다름사업을 위한 위탁운영기관이 전국 권역별로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일시적 관심이 아니라 지금처럼 진로선택과 취업에 고민이 있는 청년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정현 청년재단 성남제작소 센터장.(청년재단 제공)

◇기존 양적 성과 중심에서 '장기밀착지원' 방식으로

현장 담당자들도 청년다다름사업이 단기적인 관심이나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청년 지원 방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이정현 성남제작소 센터장은 "기존의 청년지원사업은 대체로 취업이나 창업을 지원하고, 다수의 청년을 지원하는 양적 성과를 중지하는 고용지원사업이었다"며 "이런 사업은 오히려 고립은둔청년들에게는 기회를 많이 못 주고 실패 시 더 큰 좌절감을 느끼게 했던 적도 있어서 장기밀착지원·개인 맞춤형 방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취업준비 이전의 회복과 성장과정, 혹은 취업준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위기극복과 자립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봐 2019년부터 청년재단은 청년맞춤형지원사업을 시작했고 뒤이어 청년다다름사업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이 센터장은 청년다다름사업에 대해 “1년간의 지원기간 설정, 소득기준으로 취약계층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위기취약청년 범주를 열어둔 점, 취업지원을 포함하면서 식생활이나 건강검진 등의 삶의 질 개선 등을 지원하면서 성장과 경험의 기회를 포괄적으로 지원한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안예지 성남제작소 담당자는 “다다름사업은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와 색깔의 단체들이 위탁운영을 하고 있어서 그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며 “이런 것들을(여러 기관의 청년 담당자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알고 배우기도 한다”고 밝혔다.

안 담당자는 “다다름사업의 특성상 청년들을 장기적으로 만나다 보니 청년들의 성장을 함께 볼 수 있다”며 “청년들이 한 해 한 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도 더욱 힘을 얻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년다다름사업은 청년재단이 서울 지역을 직영으로 관리하고, 전국 9개 지역(인천, 성남, 안산, 원주, 대전, 청주, 공주, 부산, 광주)에서는 위탁기관 운영(지역제작소)을 통해 200여 명의 청년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2019년부터 누적 1184명의 청년을 지원했다. 운영기관은 작년 8개에서 올해 10개로 확대돼 운영 중이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