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셋값 비껴간 이 동네…6월 또 1300세대 큰 장 선다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전셋값이 51주 연속으로 오르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강동구에서는 약세를 보인다. 새 아파트 물량이 몰린 영향인데, 올 하반기에도 강동과 인접 지역에서는 국지적인 약세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주간 전세 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22일부터 51주 연속으로 올랐다.

다세대·빌라 수요자가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시장에 진입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전셋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강동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셋값이 약세를 보인다. 지난해에는 강동구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다 올해 1월29일 -0.05%로 하락 전환한 뒤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신축 아파트 입주장이 연이어 열리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말 고덕동 '고덕풍경채어바니티'(780세대), 2월 말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593세대) 입주를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대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면 한동안 전셋값이 약세를 보인다. 입주 초기 공급 물량이 크게 늘고, 잔금 해결을 위해 일부 전세 매물의 가격 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2월 말 국회 문턱을 넘은 '실거주 3년 유예'로 새 아파트 전세 매물이 크게 늘었다. 프롭테크 '아실'에 따르면 강동구 전세 매물은 올해 초 하루 평균 2000건 초반에서 최근에는 3100건 안팎으로 증가했다.

실거주 3년 유예가 적용된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의 경우 지난달에만 17건의 전월세 거래가 체결됐다. 특히 전용 84㎡(33평)의 전세 거래가 4억 5000만~5억 8000만 원으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강동구에서는 올 하반기 국지적인 약세장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6월 말 1299세대에 달하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가 입주를 시작하고, 11월에는 1만 2032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 파크 포레온' 입주장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장 '강동 헤리티지 자이' 바로 옆에 위치한 준공 11년 차 '강동자이'(596세대)를 비롯해 강동구와 송파구 일대 연쇄적인 전셋값 약세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가 강동구에만 집중된 만큼 서울 전역의 전셋값 상승 흐름을 바꾸긴 어려울 것으로 입을 모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전셋값 상승에 제약을 줄 수밖에 없다"며 "입주장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약세장이 이어지겠지만, 서울 전반적인 물량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급격한 약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서울 전역에서 입주장 효과가 나타나기는 무리이지만, 강동구와 인근 송파구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급격한 전셋값 약세보다는 주변 시세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에서 일시적인 매물이 나오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