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8000억 투자 '밀물'…기업들, 앞다퉈 '새만금 산단'에 새 둥지
2년 새 10.1조 원 '투자유치' 달성…산업용지 부족, 새만금청 "공구 추가 '매립' 속도"
인근 신항만·국제공항 '건설' 예정…수변도시, 연내 토지분양 시작·27년 첫 입주 목표
- 조용훈 기자
"기업들이 입주할 땅(산업용지) 좀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군산=뉴스1) 조용훈 기자 = 이차전지, 신재생 등 미래 산업 기업들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산단)로 몰려들고 있다. 법인세·소득세 면제, 평당 50만 원의 저렴한 땅값 등 새만금개발청(새만금청)이 내건 기업 하기 좋은 환경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새 기업들의 입주 수요가 폭발하면서 산단의 위상이 높아진 셈이다. 이러한 탓에 새만금청은 추가 공구 매립은 물론 기반시설 조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2·5·6공구 '분양률' 90% 육박…3·7·8공구 '매립' 속도전
지난 8일 방문한 새만금 산단은 국내 최고 규모의 산단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새만금 산단 규모는 총 9개 공구, 18.5㎢(560만 평)로 여의도 면적(2.9㎢·88만 평)의 6.4배에 달한다. 이 가운데 1공구(1.9㎢), 2공구(2.6㎢)는 이미 다수 기업이 입주를 마쳤다. 5공구(1.8㎢), 6공구(1.9㎢)는 입주 예정 기업들과 새만금청의 막판 협의가 진행 중이다.
새만금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새만금 산단에 투자를 약속한 기업은 총 77곳으로, 누적 투자 금액은 14조 8000억 원에 이른다. 분야별로 보면 LS그룹(2조 2000억 원) 등 이차전지(22곳) 기업이 가장 많고, 신재생(15곳), 미래차(10곳), 첨단소재(5곳) 등이 뒤를 잇는다.
김경안 새만금청장은 "입주할 땅만 확보되면 투자하겠다는 기업들이 줄을 섰는데, 문제는 땅이 없다"고 말했다. 이중엔 국내 10대 대기업 중 한두 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역시 몇몇 기업이 산단을 둘러보고자 현장을 방문했다.
기업 입주 수요가 늘면서 새만금청도 나머지 공구 매립에 힘을 쏟고 있다. 당장 남은 용지인 3공구(2.5㎢), 7공구(1.7㎢), 8공구(2.1㎢) 매립부터 1년 이상 앞당긴다. 김 청장은 "3, 7공구는 올해 10월, 8공구는 내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분양에 나서겠다"며 "나머지 4·9공구의 공급 시기도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미래 하늘길·바닷길 '활짝'…기업들 "인력 수급은 애로사항"
기업들의 새만금행 결정에는 새만금청의 친기업 정책 외에 산단 주변에 들어설 대규모 배후시설도 큰 영향을 미쳤다. 향후 산단에는 새만금 신항만(2040년)과 국제공항(2029년)이 각각 건설될 예정이다.
새만금 신항만은 총 3조 698억 원을 들여 대형 선박 36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부두 시설로 건설된다. 새만금청은 내년 5만톤급 부두공사를 먼저 마무리해 우선 개항한다는 목표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된다. 총사업비는 8077억 원, 연간 예상 수요는 2055년 기준 133만명이다.
앞서 산단 입주를 마친 이차전지 기업인 에코앤드림 김민영 대표는 "우리 같은 수출기업 입장에선 항공도 중요하지만, 항만이 더욱 중요하다"며 "새만금 신항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입주 기업들 입장에서 인력 수급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김민영 대표는 "새만금에 메인 공장을 건설했지만 사실 사람 뽑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에코앤드림은 기존에 청주, 오창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 지역에 비해 새만금 산단에선 일손 구하기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새만금 산단 내 직접고용은 1만 명, 간접고용은 13만 명에 달한다. 김경안 청장은 "투자 기업들의 원활한 인력 수급을 돕기 위해 이미 전북 대학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관련 전문과도 신설하고 있다"며 "기업들과 추가로 협의해 추가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용폐수·전력공급망 건설 '총력' 지원…새만금 수변도시 건설 '고삐'
특히 새만금청은 이차전지 기업들의 입주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인프라 건설에도 집중하고 있다. 늦어도 올 연말 용·폐수 공동관로 구축 사업을 시작한다. 새만금청은 약 300억 원의 사업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단기 투자 유치에 따른 전력 공급난에 대비해 전력 공급망 구축도 속도를 낸다. 실제 국내 대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업체인 성일하이텍은 한국전력에 전력공급 계약을 신청했지만, 전력 공급시설 부족으로 공장가동 지연을 우려해야 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만금청은 비응2 변전소 완공 일정을 당초 2026년에서 2025년으로 1년 앞당기고, 비응3 변전소도 완공 시기는 2028년에서 2026년으로 2년 단축하기로 했다.
새만금 중심에 들어서는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기반 조성 사업도 본격화한다. 수변도시는 새만금 사업지구 내 조성하는 '1호 도시'로 총사업비 1조 3467억 원을 투입해 새만금 2호 방조제 인근에 6.6㎢(200만 평) 크기로 조성된다.
이를 담당하는 새만금개발공사는 스마트 수변도시를 최대 4만명이 거주하는 자족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단계적으로 토지 분양이 시작되면 오는 2027년부터 첫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스마트 수변도시를 새만금 인구 유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그간 수변도시 조성을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해 왔는지 평가받는 중요한 해"라며 "촘촘한 분양계획을 수립해 수변도시 분양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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