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아프리카·인도' 대규모 교량 공사 순항…'K건설 도전적 행보 이어가'

주요 개발도상국서 활발한 공사…"어느 곳에서든 건설인 소명 다할 것"

카중굴라 대교 모습.(대우건설 제공)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대우건설(047040)이 해외 주요 개발도상국의 대규모 교량 공사를 수주하면서 K-건설의 저력을 보여주며 도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1984년 국내 최초 전철교와 차도교의 복합 교량인 동작대교를 건설한 이래 광안대교, 천사대교뿐 아니라 부산과 거제를 잇는 총연장 8.2㎞의 국내 첫 해저 침매터널(3.7㎞)인 거가대교를 완공하는 등 수많은 교량을 성공적으로 완공했다.

특히 대우건설이 거가대교에서 사용한 침매터널 공법은 육상에서 제작한 콘크리트 박스 구조물을, 부력을 이용해 물 위에 띄워 설치지점으로 운반해 가라앉힌 후 수압 차이를 이용해 구조물을 서로 접합시켜 가면서 터널을 완성해 가는 방식으로 세계 최저 수심에서 세계 최장 단일 함체를 연결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려운 공사였음에도 시공 후 현재까지 결로 현상이나 바닷물 침습 등 해저터널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점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세계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런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주요국 교량 수주서 견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아프리카 동맥 뚫은 '카중굴라 대교'…물류 이동시간 일주일에서 2시간으로 줄여

대우건설은 중남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잠비아와 보츠와나 국경인 잠베지강(Zambezi River)을 가로지르는 ‘카중굴라 대교(Kazungula Bridge)’를 2014년 단독 수주해 2020년 9월 완공했다.

카중굴라 대교는 대우건설이 해외에서 수주한 최초의 엑스트라 도즈(Extra-dosed) 교량으로 길이 923m, 폭 18.5m의 교량 및 687m의 진입도로와 함께 교량을 통과하는 단선철도로 구성돼 있다. 차량과 철도의 복합 진동이 가해지는 특성상 진동제어에 유리한 엑스트라도즈 교량 형식이 적용됐다. 1980년대 보츠와나에서 5건의 공사를 수행한 이후, 국내 건설사의 수주가 없었던 아프리카의 미개척 시장인 보츠와나와 잠비아에 다시 진출하게 된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역은 세계 유일의 4개국(보츠와나, 잠비아, 나미비아, 짐바브웨)의 국경이 마주한 지역으로 4개국 간의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을 뿐 아니라 고질적인 물류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카중굴라 대교 건설은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40년 넘는 숙원사업이었다. 소형 바지선을 타고 강을 건너려는 수많은 차량이 몇 날 며칠을 기약 없이 강가에서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카중굴라 대교 준공은 병목현상으로 물류 이동에 일주일 걸리던 것을 2시간으로 단축하며 인접한 4개국의 물류 속도 개선과 경제 발전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의 상징이 돼 남아프리카 일대의 교통 및 물류 인프라의 획기적인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인도 뭄바이 해상교량 전경.(대우건설 제공)

◇인도 최장 '뭄바이 해상 교량' 무재해 준공…맹그로브 숲 보호 위해 환경친화 공법 적극 활용

뭄바이는 인도의 대표 경제도시이자 영화산업으로 유명한 도시다. 면적은 서울특별시보다 작지만, 이주자들의 유입이 지속 증가해 인구수는 더 많다. 이에 따라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정부는 뭄바이의 도시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나비 뭄바이를 건설했다.

주택 수요와 인프라 수요가 꾸준히 급증하고 있지만, 반도 지형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도시 간 연결성이 부족해 도시의 확장과 지역 개발에 많은 제약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뭄바이 구도시와 나비 뭄바이 신도시 사이를 잇는 '뭄바이 해상교량(Mumbai Trans Harbour Link, MTHL)'프로젝트가 탄생했고 대우건설은 2018년 인도 최대 그룹 중 하나인 타타그룹과 합작해 이 공사에 참여해 약 69개월의 공사를 올해 1월 무재해로 완공했다. 대우건설은 전체 21.8㎞, 최대 난코스인 왕복 6차로 해상교량 중 7.8㎞ 본선 및 1개소 인터체인지 시공과 설계·조달·공정관리를 맡았다.

이 공사의 특징은 총연장 21.8㎞의 인도 최장 해상교량(해상 18㎞), 인도 강교량 중 180m의 최대 경간장 보유, 유네스코 보호지역인 맹그로브 숲과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환경친화적 공법을 적극 적용한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맹그로브 숲 훼손과 해상 오염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다. 이를 위해 엄격한 환경 보호 기준을 준수하며 PSM(Precast Segment Method) 공법을 적극적으로 채택했다. PSM 공법은 일정한 길이의 교량 상부구조(Segment)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한 뒤, 크레인으로 세그먼트를 연결해 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대우건설은 교량 인근 맹그로브 숲 근처 작업을 최대한 줄여 숲 훼손 및 생태계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도시 발전과 생태계 보전을 조화롭게 실현했다.

대우건설의 풍부한 교량 시공 경험과 타타의 현지 운영 노하우가 만나 큰 시너지가 발휘돼 대형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시 간 연결이 강화되어 뭄바이 구도시와 나비 뭄바이 신도시 이동시간이 기존 2시간에서 30분으로 현격히 줄어들어 지역 내 물류·교통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근 푸네, 고아, 나그푸르 지역과의 확장성과 연결성도 점차 확보될 전망이다.

인도 비하르 교량 공사 현장.(대우건설 제공)

◇'인도의 영혼' 갠지스강 횡단…'비하르 교량' 공사 순항

대우건설은 뭄바이 해상교량 공사를 수주하기 전인 2016년 2월, 13억 명 인도인의 성지인 인도 갠지스(Ganges)강을 가로지르는 총 4억 8000만 달러(대우건설 지분 50%, 2억4000만 달러) 규모의 '비하르 교량 공사(Bihar New Ganga Bridge Project)'를 수주했다.

당시 대우건설은 중국 업체 2곳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였다. 대우건설은 인도 1위 건설사인 L&T (Larsen&Toubro Ltd.)와 JV를 구성하여 L&T의 인도 내 교량 공사 경험 및 축적된 인력, 장비, 외주 등 현지 리소스 활용을 극대화했다. 또한 메인 브릿지의 경간장을 발주처의 요구보다 높은 수준인 150m로 설계해 기초 및 교각의 수를 줄이고 상부 데크를 최적화해 발주처로부터 기술력 및 경제성을 높이 평가받게 되어 최종 낙찰됐다.

대우건설은 1995년 인도 자동차공장 건설공사를 시작으로 1996년 코르바 석탄화력 발전소 및 자동차공장용 석탄화력발전소, 1997년 전자공장, 2000년 다울리 강가 수력발전소 등 약 23억달러 규모의 건설 공사를 수행한 이후, 비하르 교량 수주로 16년만에 인도 건설시장에 재진출하게 되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 비하르주 파트나(Patna) 지역의 갠지스강을 횡단해 바이샬리 비뒤퍼(Bidupur) 지역을 연결하는 횡단교량과 접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그 중 메인 브릿지는 왕복 6차로, 주경간장 150m, 주탑 65개로 이뤄져 있으며 프로젝트의 총연장 길이는 19.7㎞에 달한다.

가장 큰 특징은 9.76㎞의 세계 최장 6차선 엑스트라 도즈교(Extradosed bridge·횡단교량)인 점이다. 엑스트라 도즈교는 일반 교량과 달리 상판과 주탑 케이블이 하중을 분담하는 구조로, 전체교량 교각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주탑 높이를 낮출 수 있어 시각적 연속성과 경쾌한 조형미 연출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비하르주에 속한 갠지스강 길이는 약 445㎞에 이르나 현재 6개의 교량만 운영되고 있어 교통 혼잡이 극심할 뿐만 아니라 강에 의해 단절된 지역 간 발전이 불균형하여 사회 경제적인 문제가 점차 커지고 있다. 내년, 이 교량이 준공되면 갠지스강으로 나누어진 비하르 북부와 남부 사이가 연결되고 인접 국가와의 연결성까지 향상함으로써 지리적 통합을 혁신적으로 촉진하고 균형적인 사회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교량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시공물을 넘어 교통, 물류, 보건, 교육, 농업, 관광 및 전반적인 산업 부문 등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발전과 관계돼 인간의 '삶의 질'과 직결하게 된다"며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인도 비하르 교량 공사도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리를 건설한다는 것은 단절된 땅과 땅을 이어주는 것을 넘어 인간의 꿈을 현실의 행복으로 이어주는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어느 곳에서든 건설인의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