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수억 번대"…무순위 '줍줍' 열기, 본청약보다 뜨겁다

세종 25만명, 강동 2만명 우르르…본청약보다 '후끈'
전국 지원 가능해 쏠림 심화…'분상제' 강남 분양도 관심

남산타워에서 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4.4.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수억 원대 시세 차익이 보장되는 무순위 '로또' 청약(줍줍)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지원이 가능한 아파트의 경우 본청약의 경쟁률도 크게 앞지른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4일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 전용 84㎡ 미계약 1가구 무순위 청약에서 24만 7718명이 지원, 약 25만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 분양 당시 경쟁률은 최고 125대 1이었다.

지난 22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더샵 둔촌포레' 전용 84㎡ 14가구 모집에도 2만 1429가구가 접수, 경쟁률 1530.64 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1순위 경쟁률은 평균 93대 1에 달했지만, 계약 포기 물량이 14가구 나오면서 '리모델링 후분양 단지' 한계라는 해석이 나왔다. 오는 11월 입주 전까지 잔금을 마련해야 해 최소 4억 원의 자기 자본이 필요해서다. 그런데 전국구 무순위 청약에서 더 많은 현금 부자의 수요가 몰리며 기사회생했다.

무순위 청약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은 '수 억원대 시세 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의 2018년 최초 분양가는 3억 8500만 원인데, 현재 시세는 7억 원대이다. 3억 원대 분양가로 자기 자본 부담이 적은 데다 최소 3억 원 이상 시세차익이 기대되자 구름 인파가 몰렸다.

'더샵 둔촌포레'의 분양가도 13억 원대로, 인근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권 시세와 견주어 5억~6억 원대를 안전 마진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특히 계약 포기 물량으로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역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는 경우에는 수만~수십만 명의 구름 인파가 몰린다고 분석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와 '더샵 둔촌포레' 모두 전국에서 신청할 수 있다 보니 본청약보다 더 많은 수요가 몰렸다"며 "두 아파트는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아 수억 원대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투자인 셈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축 분양가가 고공 행진하는 상황에서 최초 분양가가 적용되는 '무순위 청약'의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시세보다 크게 저렴해 눈에 보이는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와 더불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시세의 80% 수준으로 공급되는 강남권 신축 아파트 청약도 수백대 1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올해 2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 1순위 청약 81가구 모집에 3만 5828명이 몰렸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25평 기준 분양가가 17억 원대로 책정됐는데 주변 시세 대비 7억 원 수준의 넉넉한 안전마진이 기대되면서 수만 명이 몰려들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올해 강남권에 약 1만 가구가 분양을 할 예정인데,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시세의 80% 수준으로 책정되고 20%의 안전마진이 확보된다"며 "여기에 강남권은 입주하면서 프리미엄이 더 붙기 때문에 강남권 청약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