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 뜬 '3기신도시' 인천 계양…"공사비 상승에 공공분양가 인상 우려도"[르포]

2021년 사전청약때보다 공사비 30% 올라 본청약때 상승 불가피
전문가들 "분양가 상한제로 가격 상승 제한 있어 영향력 크지 않을 것"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 1공구 인근 모습. 2024.4.23/뉴스1 김동규 기자ⓒ news1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사전청약 때보다 공사비가 30%가량 올랐는데 분명히 본 청약 때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겁니다. 그러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몇몇 사람들은 청약을 포기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착공을 시작한 인천 계양 공공주택지구의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23일 오전 방문한 계양지구는 지난달 29일 착공을 시작한 만큼 한적한 분위기 속에 일부 공사 차량만 현장을 드나드는 모습이 확인됐다.

기자가 방문한 A1블록 인근은 2m가 훌쩍 넘는 가림막으로 안쪽은 확인이 안 됐다. 그러나 인근 공사 차량 통로 사이로 확인한 A8구역 안쪽으로는 여러 대의 공사 차량이 분주히 움직이면서 기초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현재 이 지역은 3기 신도시 개발로 인한 인근 아파트나 빌라 가격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민간 아파트가 인근에 3개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적고 나머지는 거의 다 빌라여서 아직은 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공사가 예정대로 2026년에 완료되면 입주 초반에 지구 내 아파트는 물론 주변에 조금 가격 상승 요인이 있을 수는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은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블록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총사업비는 3364억 원으로 이달 초 변경 승인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사업계획승인 때보다 688억 원 오른 것이다.

A2블록 옆에 자리한 A3블록의 총사업비도 1754억 원에서 2355억 원으로 580억 원 올랐다. 입주예정일도 사업계획승인 때 2026년 6월로 잡혔지만 2026년 12월로 6개월 밀렸다.

A2블록에는 공공분양주택 747가구가, A3블록에는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공분양주택 359가구와 행복주택 179가구 등 538가구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들 블록은 3기 신도시 중 지난 2021년 8월 가장 먼저 사전 청약을 받았고, A2 블록에는 최고 경쟁률이 381대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당시 추정 분양가는 A2블록 84제곱의 경우 4억 9000만 원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달 초 증액된 사업비에 따라 올해 9월 예정된 본청약에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일부 사전 청약 당첨자들이 매물을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기 신도시가 전반적으로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있고, 사전 청약에서 인기가 높았던 만큼 수요층은 탄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공공분양주택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상분이 반영되더라도 주변 민간 아파트보다는 상승 폭이 작다는 점은 긍정 요인으로 꼽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사업비 상승 이슈가 있지만 사전청약에서 확인된 만큼 입주 경쟁이 치열했다"며 "교통, 교육 등의 인프라 등 기반 시설이 함께 들어가는 3기 신도시인 만큼 사업이 순항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분양 아파트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가격이 오르더라도 실 수요자가 반발하고 청약을 포기할 정도의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본청약 시 사전청약 때의 추정 분양가와의 간극이 어느 정도인가가 포인트로 보인다"며 "다만 무리하게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려다가 부실공사 등으로 주택의 질이 떨어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 A1블록 인근 모습.(김동규 기자)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