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안 새만금청장 "10.1조 유치 비결은 '친기업'…올해 새만금 '메가시티' 구체화"[인터뷰]

김경안 청장, 취임 후 '세일즈맨' 자처…LS 등 대규모 '투자 유치'
미래 먹거리, 첨단산업·식품·관광 MICE '허브'로 해결…청 '인력 충원'은 시급 과제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만금개발청 새만금투자전시관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새만금의 친기업정책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새만금개발청 제공)

"처음엔 다들 '기업들이 들어오겠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죠. 하지만 취임 후 1년 7개월 만에 10조 원을 유치하니깐 지금은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서울=뉴스1) 조용훈 기자 = 서해 앞바다를 메워 새로운 땅을 만들겠다며 시작한 새만금(새로운 만경평야와 김제평야) 간척사업이 올해로 34년을 맞았다. 출발은 '바다의 만리장성(방조제 33.9㎞)'을 쌓겠다는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지금은 국내 굵직한 기업들이 앞다퉈 가려는 '기회의 땅'으로 변했다.

작년 7월 취임한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68)이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다.

새만금 전문가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김 청장은 남은 임기 새만금에 지금보다 더 나은 기업 친화적 투자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향후 새롭게 그릴 새만금 밑그림(기본계획)을 친기업 중심으로 재수립하고, 새만금을 축으로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 통합한 '새만금 메가시티' 조성 이행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식품 허브 및 관광·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본구상도 마련할 예정이다.

신규 입주 기업들로 채워지고 있는 새만금 산업단지 모습.(새만금개발청 제공)

국내외 굴지 기업들 '새만금 산단행'…총 10.1조 원 투자 '약속'

김경안 청장 부임 후 새만금개발청(새만금청)의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는 10조 1000억 원(42건·고용창출 1만명)에 달하는 단기간 투자유치다. 이는 지난 2013년 새만금청 개청 이후 유치한 1조 5000억 원(33건)의 약 7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표적으로 LS그룹은 2조 2000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핵심 거점으로 새만금을 택했고, 이외에 SK온(1조 2100억원), LG화학(1조 2000억원) 등 다수 기업이 국내 신규 투자처 중 하나로 새만금을 낙점했다.

김경안 청장은 '친기업 정책'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정책 기조에 따라 새만금에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월 새만금 산업단지(1·2·5·6공구)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하면서 투자진흥지구에 사업장을 신설하는 기업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새만금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되면서 산단 입주기업에는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설치비용 지원과 용적률 완화, 연구개발(R&D)예산 우선반영 등 정부의 각종 추가 지원책이 더해진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걸림돌 중 하나인 각종 민원 및 규제가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김 청장은 새만금 산단을 규제·민원의 '무풍지대'라고 말할 정도다.

그는 "새만금청의 전 직원이 직접 발로 뛰며 기업 요구사항에 맞는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라며 "기업의 수요·요구를 사전에 파악해 선제적으로 접근하고, 개별 기업들과 직접 협의하면서 기업의 요구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새만금청은 기업 2곳에서 각각 10만 평의 단일 공장용지를 요구하자, 기존 산업단지 계획까지 변경해 가며 이미 개설된 4차선 도로를 폐쇄한 뒤 용지를 병합해 제공함으로써 총 3조원의 유치를 끌어내기도 했다.

새만금청은 올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반 시설 설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차전지 기업들의 수요를 반영해 대규모 공업용수 및 폐수 방류 공동관로를 건설하고,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비응2변전소 건설 및 추가 전력공급 시설을 조기 건설한다는 목표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만금개발청 새만금투자전시관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새만금개발청 제공)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본격 착수…익산까지 더해진 '새만금 메가시티' 구체화

새만금청의 올해 주요 추진 사업 중 하나는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이다. 김경안 청장은 "이번 기본계획은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맞춰 새만금 사업 백년대계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최근 변화된 개발여건, 대내외적 환경변화를 반영해 장기적 안목으로 새만금의 '큰 그림'을 제대로 그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새만금청은 이번 기본계획 재수립에만 2년간 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용역은 학술과 기술 분야로 나눠 진행되는데, 현재 학술분야는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해 연구가 시작됐고, 기술 분야는 막판 자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 청장은 "이번 기본계획 재수립의 핵심 키워드는 '기업'"이라며 "산업용지 확대 등 기업 투자를 더욱 촉진하는 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주변 지역과 연계한 광역발전전략도 담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청장은 올 연말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전북 1호 공약인 '새만금 메가시티' 구상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향후 재수립되는 기본계획에 담길 예정으로, 전북지역 주요 현안으로 새만금을 둘러싸고 있는 군산·김제·부안을 하나의 메가시티로 조성해 전북의 발전을 견인하고 동북아의 새로운 허브로 만들기 위한 구상이다.

김 청장은 "새만금이 국가균형발전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군산·김제·부안 등이 하나가 돼 새만금의 발전적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만금 사업지역뿐 아니라 익산까지 이어지는 발전 축을 구상해 공동의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새만금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6일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새만금 사업지역 내 중요 사회기반시설(SOC)인 새만금 신항만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새만금개발청 제공)

첨단산업·식품·관광 MICE '허브' 조성도 속도…업무 과부하 등 청 '인력 보강' 시급

</strong>

새만금의 미래 먹거리 마련도 어려운 과제다. 김 청장은 첨단산업, 식품, 관광·MICE 등 3대 허브 조성으로 이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CF100(무탄소에너지 100%) 실현을 위해 새만금에 스마트 그린산단 구축, 이차전지 중심의 신산업 집적화 등을 통한 첨단전략산업 허브를 조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만금 농생명 용지,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신항만을 연계한 식품가공·무역에 특화된 글로벌 식품 허브를 만들고, 새만금의 독창성을 살린 관광개발을 기반으로 국내·외 대규모 행사가 가능한 관광·MICE 허브의 내용을 담아 3대 허브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그중 CF100 등 무탄소 정책에 대한 추진 의지가 강하다. 그는 "지난달 22일 이회성 CF 연합회장을 만나 새만금의 무탄소에너지 확산과 탄소중립을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지난해 10월 CF연합 출범을 계기로 새만금청도 새만금 입주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5·6공구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업단지’로 지정된 상태로, 새만금청은 오는 2029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27%를 저감하고, 2040년까지 무탄소에너지 전력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김 청장은 밤낮으로 고생하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기업 투자 유치, 민원 해결, 개발 계획 등 늘어나는 업무량에 비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새만금청 조직 규모는 140명(1관 3국 14개과)으로 10년째 제자리다. 이는 행복도시(세종시) 건설을 전담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인력(200여 명)보다도 작은 규모다.

김 청장은 "향후 새만금에 들어오려는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일은 지금보다 업무가 2배는 더 많아질 텐데, 지금으로서는 인력 충이 너무나 절실하다"며 "일손이 늘어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거라고 자신하기 때문에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를 설득해 인력을 보강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프로필

△1956년 전북 익산 출생 △익산 남성고 △원광대(행정학과) △원광대 대학원 행정학 석·박사 △전북도의원(3선, 민자당·한나라당) △한나라당 전북도당위원장 △서남대 총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새만금특별본부장 △제6대 새만금개발청장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