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스라엘·이란 전쟁 공포 확산…건설사 현지 직원 철수

원자재 수급 불안·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인상 우려
“비용 상승·수익 하락에 실적 악화 가능성”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 돔이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 내부 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 상황이 발생한 만큼 먹거리 실종과 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 감소가 우려돼서다.

특히 이란 현지에 지사가 있는 한 건설사는 직원 일시 귀국을 결정했으며, 이스라엘에 진출해 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와 관계 기관은 실시간 상황반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에는 발전기자재 전문기업인 비에이치아이(BHI)가 진출한 상태이며 이란에는 한 건설업체 지사가 설립된 것으로 각각 확인됐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란 등이 위치한 중동은 우리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텃밭으로, 올해 1분기 수주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스라엘·이란 대립에 따른 영향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란에 있는 우리 건설사 직원은 철수하기로 했고, 이스라엘에 진출한 회사는 상황 악화 등을 고려해 철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해 1분기 우리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중 상당 부분이 중동에서 발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55억 1891만 7000달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수주액은 △중동 24억 339만 3000달러 △아시아 10억 4275만 4000달러 △태평양·북미 14억 9783만 6000달러 △유럽 3억 4212만 2000달러 △아프리카 9968만 7000달러 △중남미 1억 3312만 5000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협회는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불확실성에도 석유수출기구 회원국과 러시아 등 기타 주요 산유국(OPEC+) 등의 감산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산업 설비 공사 등을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올해 중동 건설시장은 걸프협력이사회(GCC) 등 주요국이 글로벌 유가 전망 하락에 따르는 보수적인 정부 재정지출 전망, 이스라엘발 전쟁 위험, 미국 대선 등의 정치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사업에 대한 발주 여력은 관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스라엘발 전쟁 위험이 실적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란·이스라엘 대립으로 물류 이동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될 경우 중동 현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며 “향후 원자재 수급 불안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인상 등이 우려된다”고 귀띔했다.

정부는 이스라엘·이란 대립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외건설협회와 함께 중동 실시간 상황반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의 안전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