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세 우려 수준 아니라는데…매물 줄고, 가격이 4억 오른 곳도

전문가도 "우려 단계 아니다…다만 전셋값은 지속 상승"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4.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전셋값을 나타내는 지표가 부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물량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으며, 통계상으로는 수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는 국지적인 등락은 보이고는 있으나, 불안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8일 아실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3만 1586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4만 4084건)과 비교해 28.3%가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금천구의 경우 452건에서 239건으로 47.1%, 관악구는 50.4(837건→415건), 영등포구 51.0%(2095건→1026건) 등에서 전세 매물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전세 매물량 시장 흐름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매물이 부족하면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본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급 불안도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KB부동산 기준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8.08로 1년 전(62.0)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아파트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시장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금호동4가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년 전 거래가(7억 1000만 원) 보다 4억 원 오른 11억 80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통계상으로도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4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전셋값은 평균 0.07% 오르며 46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정부는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지적 등락은 있으나 거시경제 기조가 흔들릴 만큼 위험한 수준으로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금으로선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봤다. 그간 집값이 크게 오른 탓에 전세가율이 크게 벌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보통 전세가율이 70%가 넘어가면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며 "그간 매매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갭이 벌어진 상태다. 그러나 입주물량이 줄고 아파트 선호현상이 짙어지며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집값이 안오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매수요가 전세수요에 흡수됐고, 빌라는 위험하다는 생각에 전세는 아파트 위주로만 찾는다"며 "시장이 휘청일 정도로 위험하다고는 볼 수 없겠으나,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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