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도와 예술의 환상적 만남…KTX 20주년 철도문화전

철도 관련 기술분야 전시품에 10여명 작가의 작품까지
시민들 "도심속에서 철도 역사 느끼는 나들이"

한국철도공사의 KTX 20주년 기념 철도문화전에 전시된 KTX모형들. 2024.4.1/뉴스1 김동규 기자 ⓒ news1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이야 볼수록 신기하고 재밌네."

1일 오후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에서 열리고 있는 KTX 20주년 기념 철도문화전에 전시된 강신재 예술감독의 퓨처 디오라마(future Diorama)를 구경하던 한 관람객은 이렇게 읊조렸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철도문화전 '여정 그 너머(Journey Beyond Plus)'에는 평일 오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남녀노소 외국인 가릴 것 없이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 사이에는 수십 명이 문화전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퓨처 디오라마는 미래 지구를 상징하는 지름 5m의 원형 구조물이다. 둘레에는 KTX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기차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실제로 기차가 움직여서인지 여러 어린아이는 한참을 이 구조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구를 휘감아 도는 기차들은 모빌리티기업으로서 미지의 세계로 도약하는 KTX의 열망과 사명을 표현하면서, ‘여정 그 너머’라는 전시 키워드와도 맞는다는 것이 강신재 감독의 설명이다.

KTX 20주년 철도문화전에 전시된 '퓨처 디오라마'. ⓒ news1

퓨처 디오라마 구조물의 오른편으로 이동하면 여러 부품과 장비가 전시돼 있는 '철도기술'을 만날 수 있다. 또 김신아 작가의 '연결의 속도' 작품도 보였다. 철도기술에서는 시설, 전기, 차량, 연구 등 4개 분야에서 각기 개발한 철도 장비와 부품의 실물을 볼 수 있다.

이 전시관을 지나면 과거 서울역의 서측 복도 지역에 전시된 'KTX 및 열차 모형, 디지털 트윈'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과거 첫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의 모형부터 올해 도입 예정인 신형 KTX ‘EMU-320’모형까지 다양한 코레일의 기차 모형들을 볼 수 있다.

과거 부인대합실 자리에서는 코레일 관련 인형으로 만들어진 선점원 작가의 '철도사회'를 만날 수 있고, 역장사무실 자리에서는 환선정 작가의 '풍경을 위한 시냅틱 무브먼트'를 볼 수 있다. 귀빈예비실에서는 차민영 작가의 '기억의 파동' 작품을 만나면서 1층 관람을 마무리할 수 있다.

2층에서 가장 넓은 그릴 구역에서는 'KTX 사진전'이 열린다. 이갑철, 김도현, 김제원, 김호성, 남종현, 이승주, 이정우, 정호석, 주아루 작가가 각각의 관점으로 KTX와 여러 철도,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등을 찍은 사진을 연결해 9량의 열차 모형으로 슬라이드가 진행된다.

그릴 구역 옆 소식당 구역에서는 작은 숯이 여러 개 실에 매달린 채 연결된 공간을 지나는 박선기 작가의 'An Aggregation 240129'를 체험해 볼 수 있다. 특이해 보이는 공간인 만큼 자리에 서서 사진을 찍는 관람객들도 여럿 보였다. 2층 전시의 마무리는 김준수 작가의 '49초, 11초'다.

이날 문화전을 찾은 최 모 씨(19)는 "수능시험을 보고 나서 현재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철도를 너무 좋아해서 안양에서 일부로 평일의 시간을 내서 찾아왔다"며 "좀 더 고민해 보고 철도 관련 일에 종사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5세 딸과 함께 찾아온 40대 이 모 씨도 "딸이 이런 것을 매우 좋아해 마침 시간이 돼 함께 방문했다"며 "첫 전시물(퓨처 디오라마)과 KTX 모형 등을 가장 좋아했는데 도심 속에서 철도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좋은 나들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장 외부에서는 KTX 관련 해설강의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코레일이 KTX 20주년을 기념해 편찬한 KTX 브랜드북 ‘달려온 20년, 달라진 대한민국’에 대해 역사 커뮤니케이터 최태성 강사가 해설하는 1시간짜리 강의다. 전시 기간 내 매주 토, 일요일 하루 3회(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송출된다.

코레일이 주최·주관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협력해 열리는 이번 철도문화전은 21일까지 휴일 없이 진행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KTX 20주년 철도문화전 전시물인 'aggregation' ⓒ news1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