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인데 5000만원 더 싸다"…둔촌發 매물 쇼크에 전셋값 내리나

둔촌주공은 6.9억, 고덕은 7.5억…신축인데도 가격 벌어져
"인근 전셋값 끌어 내릴 것…다만 하락폭이 그리 크진 않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공사 현장. 2023.10.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1만 2032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의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인근의 전셋값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인근 지역을 넘어서 서울 전역의 전셋값을 끌어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면적 84㎡ 전세 호가는 최저 6억 9500만 원이다.

해당 금액은 주위의 시세에 비하면 낮은 편에 속한다. 실제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의 같은 평형대는 7억 5000만 원부터 호가가 시작한다.

이는 미니 신도시급인 올림픽파크포레온(1만 2032가구)에서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된 후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쌓여 있는 매물만 832가구에 이른다. 전세가 빨리 빠지지 않자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렸다는 것이다.

현장에선 전세 보증금으로 입주 전 잔금을 치르려는 가구가 많은 만큼 추가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한다.

인근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자기 자본으로 잔금을 치를 수 있는 가구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아마도 매물이 더 쌓이면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과거 송파구 가락동 1만 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 입주장 때의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당시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면서 수천 가구가 전세 시장에 쏟아져 나왔고, 주변의 전셋값 시세까지 끌어내렸다.

전문가들도 인근 전세 시세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전세 물량이 대량으로 공급되니까 전체적으로 가격이 낮아지고, 특히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3년간밖에 전세가 불가능한 만큼 가격 산정에 불리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선호도가 높은 신축에서 이런 낮은 금액대 거래가 이뤄진다면 인근의 시세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도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일(11월)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는 당연히 인근의 전셋값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하락 폭이 엄청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하락장세는 서울 전역이 아닌 강동구에 국지적으로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