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권 살아났나…'노른자 땅' 2300억 호텔, 경매 취소

1차 유찰 뒤 감정가 1834억원…2차 기일 앞두고 경매 취하
외국인 관광객 발길, 명동 '북적'…경매 대신 인수자 찾은 듯

호텔스카이파크 명동2호점과 호텔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점. 2023.11.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감정가 약 2300억 원의 서울 중구 명동 호텔 경매가 무산됐다. 명동 상권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감정가 이상의 가격으로 새 주인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2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중구 을지로2가의 명동센트럴빌딩과 와이즈빌딩에 대한 경매가 신청자의 취하로 취소됐다.

두 빌딩은 '호텔스카이파크 명동2호점'과 '호텔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점'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1차 감정평가액은 2292억 6000만 원으로 지난해 11월 1차 경매에서 유찰돼 주인을 찾지 못했고, 지난 20일 감정가보다 20% 내려간 1834억 원에서 재경매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기일을 이틀 앞두고 취하했다.

호텔스카이파크의 경매 신청자는 NH투자증권(005940)이 세운 특수목적법인 '알에이치제삼차'이다.

2018년 KB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이 건물을 인수할 당시 NH투자증권이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KB자산운용에 청구액만큼을 대여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만기를 앞두고 매각을 시도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호텔 수요가 침체함에 따라 끝내 매각이 이뤄지지 못해 결국 NH투자증권이 경매에 나섰다. 다만 법원 경매와 부실채권(NPL) 인수자를 찾는 두 가지 전략을 병행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명동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2차 감정가 1834억원 이상으로 매각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명동의 공실률은 9.4%로 전년 동기 대비 33.0%포인트 급락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로 진행되면 너무 낮은 금액에 매각돼 채권자도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매수자를 계속 물색하다 최근 극적으로 협상이 됐거나,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매수 의향이 있는 투자자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