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돌파' 홀로 역주행…개포동 투자해도 될까요 [송승현의 손바닥부동산]

건설사들도 개포동 시공권엔 군침…"미분양 걱정 없다"
투자처로 '가치' 충분…"크게 내릴 일 없고, 회복 빨라"

(서울=뉴스1) 황보준엽 신성철 기자 = 신흥 부촌으로 자리 잡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선 개발이 한창입니다. 지난 1980년대 지어진 서민형 아파트 단지들이 하나둘 재건축 시기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죠. 미분양 걱정이 없으니 다른 지역과는 달리 재건축 열기도 여전히 뜨겁다는데요.

뉴스1은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와 개포동의 부동산 시장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뉴스1TV 갈무리)

◇한땐 '개도 포기한 동네'…재건축도 난항

개포동이 '부촌'으로 불리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0년이나 채 됐을까요. 인근의 대치동과 비교하면 집값이 크게 뒤처졌었습니다. 서민주택 공급을 위한 중소형 주택으로 이뤄진 곳이기 때문이죠.

1980년 나온 택지개발촉진법(택촉법)에 따라 처음 조성된 아파트단지가 바로 개포동 일대 주공아파트입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때 당시에 지은 아파트들이 노후화됐습니다. 자연스레 개발에 대한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죠.

물론 잡음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시가 제안한 소형주택 비율을 두고 주공2단지의 경우 극렬하게 반대를 했으나, 시는 주민 동의 없이 직권상장 방식으로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강력히 추진했던 '한 동 남기기' 정책도 문제가 됐죠. 역사적 의미가 있으니 전부 다 철거하지 말고 아파트 한 동은 보존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조합 측은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고, 단지 한가운데 옛 아파트가 버티고 있으면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죠. 그러나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후 서울시와 자치구, 재건축조합의 3자 협의에 따라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뉴스1TV 갈무리)

◇신축 우후죽순 들어서며 '부촌' 등극

결국 이들 단지가 우여곡절 끝에 재건축에 성공하면서 개포동은 부촌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2019년 2월 래미안 블레스티지(2단지), 같은 해 8월 디에이치아너힐즈(3단지)가 입주했고, 지난해 2월 개포자이프레지던스(4단지), 올해 1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1단지)가 입주하는 등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섰죠.

개포시영은 '개포래미안포레스트', 개포주공8단지는 '디에이치자이개포', 개포주공9단지는 '개포상록스타힐스', 일원현대는 '래미안루체하임', 일원대우는 '디에이치포레센트'가 됐습니다.

개포주공6·7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진행 중이며, 다음 달에는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개발 사업은 지금도 활발합니다. 선별 수주로 몸을 사리는 가운데에서도 건설사 간 개포주공5단지를 두고 각축전이 치열합니다. 이 사업장을 확보하면 강남권 수주전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분양가가 높아도 미분양 걱정이 없다는 것도 건설사들에 매력을 느끼게 하는 요인입니다. 몇몇 재건축 단지 외에는 한동안은 수주할 만한 물량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게 건설사들의 판단입니다.

(뉴스1TV 갈무리)

◇전셋값도 매맷값도 천정부지…개포동만 다른 세상

개포동은 시장 침체에도 정반대의 흐름을 보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지난 1월 22일 30억 1198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지난 6월28일 같은 면적 종전 최고가인 30억 198만 원을 넘어서는 금액입니다.

전셋값도 상승세를 탄 듯합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2억 원에 전세 거래됐습니다. 지난 1월 11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안 돼 전셋값이 1억 원가량 상승한 금액입니다.

투자처로 가치는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매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하락할 일도 없고, 내린다고 해도 금방 회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재건축도 충분히 사업성이 나오는 만큼 지연되거나 엎어질 우려는 적다고 합니다. 다만 당분간 시장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개포동에 투자를 위해선 많은 금액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무리하게 진입하는 경우라면 신중해야 합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