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0억 창원 대야구역 재개발, 10년째 '표류'…첫 삽은 언제?
GS·금호, 2014년 수주…분양시장 악화로 착공 시점 미뤄
조합, 최근 시공사 입찰 공고…교체 시 사업 더 지연될 듯
- 전준우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김도엽 기자 = 수주 당시 공사비가 5100억 원에 달한 경남 창원시 최대 재개발 사업인 대야구역이 10년째 표류 중이다.
지방 분양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공사비 인상 등으로 업황이 악화하며 사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합이 최근 시공사 선정 공고를 다시 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야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27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일대에 최고 37층 높이 17개 동, 2638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으로 지에스건설(006360)과 금호건설(002990) 컨소시엄이 2014년 수주했다.
당시 GS건설은 지분 75%를 보유, 3866억여 원에 계약을 맺고 금호건설은 계약금 1289억 원으로 지분 25%에 참여했다.
현재 이주와 철거를 모두 마쳤지만, 첫 삽은 아직 뜨지 않았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초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분양 시장이 악화하면서 착공 시기를 조합과 협의 중"이라며 "올 하반기 착공 목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나오면서 시공사가 교체될 경우 공사가 더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조합 측은 "이번 입찰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건설사가 있으면 시공사 교체가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분양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가 시공사를 모집하고자 공고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GS건설과 금호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구역을 다 정해놓은 상태에서 조합 임의로 시공사를 추가로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공사비가 최근 1~2년 새 급등한 상황에서 10년 전 계약을 체결한 시공사보다 좋은 조건을 찾기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바로 인근의 창원 진해 경화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공사비 갈등으로 기존 시공사인 한양과 계약을 해지하고, 이수건설로 교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대야구역 재개발이 10년 가까이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시공단의 공사비 인상 요구 등으로 인한 조합 내부의 불만을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로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GS건설과 금호건설이 수주 당시에는 평당 공사비를 400만 원대로 계약 맺었으나 인건비, 원자잿값 인상 등을 비롯한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최근 600만 원대로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기준 전국 재건축 평균 공사비는 3.3㎡당 687만 5000원으로, 서울은 이미 800만~900만 원에 달한다.
시공사 관계자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공사비가 50% 오르면 부담이 되겠지만 시공사 입장에서는 과거 수주한 계약의 경우 공사비를 시세로 반영하지 않고, 일정 부분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