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외면당한 '대심도 빗물터널'…서울시, 사업비 1.4조로 증액
1.2조원 입찰에 '무응찰'…사업비 증액해 재입찰
강남역·광화문·도림천 빗물터널 공사비 16% 올려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인건비와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대심도 빗물 터널 공사가 차질을 빚자, 총사업비를 인상하고 다시 시공사 구하기에 나섰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대심도 빗물 터널 공사의 총사업비를 1조 2000억 원에서 1조 3689억 원으로 1700억 원가량 증액했다. 사업비는 공사비와 감리비, 설계 보상비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애초 시가 사업비를 1조 4000억 원가량으로 잡았지만, 기획재정부 심사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깎였다가 다시 원상 복구됐다.
올 초 강남역 일대를 비롯한 광화문·도림천 일대 빗물 터널 건설 입찰에 건설사가 아무도 나서지 않아 줄줄이 유찰됐고, 이에 시가 기재부에 사업비 증액을 건의했는데 재심사에서 받아들여졌다.
시 관계자는 "기재부도 인건비나 원자잿값 인상에 따른 공사비 인상 필요성에 공감했고 1차 심사에서 설계 누락된 부분이 포함돼 총사업비가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시는 공사비를 16% 증액해 최근 다시 입찰 공고를 냈다.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 터널 공사비는 3934억 원에서 4495억 원으로, 도림천 일대는 3569억 원에서 4262억 원으로, 광화문 일대는 2432억 원에서 2748억 원으로 각각 올렸다.
공사비를 포함한 총사업비는 강남역 일대 5386억 원, 도림천 일대는 5005억 원, 광화문 일대는 3298억 원이다.
입찰 마감은 오는 8월 8일로, 시공사를 선정한 뒤 올 연말에는 기본 설계와 수직구 등 우선 시공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1차 입찰에서 무 응찰 되면서 예정된 착공 시점보다 두 달가량 이미 늦어졌다.
다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국내 건설사들이 워낙 몸을 바짝 움츠리고 있어서 이번 재입찰에서 건설사들의 높은 참여도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개 이상의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경쟁 입찰로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지만, 또다시 무응찰이거나 1개 건설사만 단독 입찰할 경우 재공고와 수의 계약 절차를 밟아야 해 사업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시민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목표"라며 "예상 공사 기간은 49개월가량으로, 2028년 말 완공 목표로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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