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싸네" 21명 우르르 '입찰'…다시 북적이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강남3구 등 주요 입지 아파트 낙찰가, 감정평가금액 '상회'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87.2%…"16개월 만에 최고치"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부동산 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경매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특히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중심으로 실수요들이 대거 몰리면서 최초 감정가를 넘어서는 낙찰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진행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46 엠브이아파트 전용 83.4㎡ 형 물건에는 총 21명이 입찰경쟁을 벌여 최종 13억 56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초 감정가(12억 7000만 원)의 107%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해당 매물의 동일 평형대 가격은 15억~16억 원 선이다.

해당 물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한 탓에 실수요자가 다수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다주택자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발이 묶여 만약 낙찰받더라도 경락잔금대출을 받기 쉽지 않다. 특히 취득·등록세만 하더라도 최대 1억 8170만 원(3주택자 취등록세율 13.4%)을 내야 하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지난달 26일 매각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형 역시 첫 경매기일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당 물건에는 총 8명이 입찰해 최초 감정가(20억 3000만 원) 대비 약 104%인 21억 800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해당 평형 시세는 저층은 22억~23억 원 선, 로열동·로열층은 24억~25억 원에 형성돼 있다.

이처럼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 온기가 도는 이유는 그간 얼어붙었던 서울의 주택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82.9까지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85.7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100에 가까워졌다는 건 그만큼 매매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시세 대비 저렴한 매물이 다수 출회하고 있다는 점도 실수요자를 불러 모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법원 매각 물건의 경우 감정평가액 산정일과 실제 매각기일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1년 이상까지 시차가 나기 때문에 시장 가격을 충분히 반영하기에 다소 한계가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달(86.2%) 대비 1.0%p(포인트) 상승한 87.2%로 2022년 10월(88.6%)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은 강남3구, 용산구 등 주요 입지 내 아파트와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대부분이 감정가격을 상회한 금액에 낙찰되면서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