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4년 만기 도래"…서울 아파트 신규 임차인 '3만가구' 쏟아진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전·월세 임차인, 전국 9.8만 가구 '줄 대기'
서울 아파트 전셋값 42주째 상승 곡선…가격 '상방압력' 요인 전망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월부터 전·월세 계약갱신권을 행사한 임차인들의 4년(2+2년) 만기가 순차 도래한다. 기존 집주인과 재계약을 못한 세입자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향후 1년간 전국 아파트 전·월세 임차 가구 중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뒤 만기가 도래하는 세입자는 9만 8000여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3만 500여 가구로 이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1만 1000여 가구)의 약 3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정부는 2020년 7월 31일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이른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을 도입한 바 있다. 주택 임대차 계약 정보를 신고하도록 하고, 임대료 상승 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외로 제한하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특히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1회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부터 신규 계약 2년 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사용한 세입자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문제는 연초부터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향후 이들 임차가구가 전세시장의 수급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전·월세 계약 만기 3~4개월 전부터 집주인과 재계약 여부를 협의하는 관례상 당장 내달부터 임차 시장에 직간접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평균 0.08% 오르며 상승폭은 전주(0.05%) 대비 0.03%p(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상승세로 전환한 이후 42주 연속 상승세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5.2로 전주(94.5) 대비 0.07% 포인트 오르면서 전세수요도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다. 해당 지수는 아파트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 (100)보다 높으면 시장에 전세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다는 의미로 100에 가까워질수록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계약갱신 만료가 본격화하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또 한 번 요동칠 거란 분석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올 8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가 시작되면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최대한 올려 받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헌법재판소가 임대차 3법을 '합헌'이라고 판단한 상황에서 전세금을 못 올리면 앞으로 사실상 4년 동안 5%밖에 못 올리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올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 역시 "매매시장에 대한 고점 인식으로 매수 대기수요가 전·월세시장을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라며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된 물량이 시장에 출현하기 시작하면 전·월세시장의 가격 강세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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