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6곳…지난해보다 문 닫는 건설사 더 늘었다

1~3월 누적으로 2020년 이후 최대
종합건설사·전문건설사 폐업 모두 증가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3.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3개월 만에 6곳의 건설사가 쓰러졌다. 특히 폐업 건설사는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시공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도 기업은 더 늘 수 있다고 분석된다.

12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올해 1~3월 부도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로,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는 총 6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3곳) 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20년(6곳) 이후 최대치다. 특히 부도 업체는 모두 전문건설사다. 지역별로 △경기 1곳 △광주 1곳 △울산 1곳 △경북 1곳 △경남 1곳 △제주 1곳 등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폐업은 늘었다. 올해 1~2월 누적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6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51건)보다 33.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377건에서 426건으로 늘었다.

신규 등록은 면허에 따라 다른 양상이다. 올해 1~2월 누적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전년 같은 기간(241건) 대비 78.42% 줄어든 52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문건설사 신규 등록은 지난해 1~2월 누적 783건에서 올해 1~2월 누적 897건으로 증가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사업자가 느끼는 원자재 가격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문제·고금리 등 악화한 자금 시장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업자가 느끼는 자금 시장 불안정성에 따른 위기감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사업 경기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대비 2.7포인트(p) 하락한 64.0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80.9→62.5)가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주택 사업자가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0~85 미만’은 하강 국면으로, ‘85~115 미만’은 보합 국면으로, ‘115~200 미만’은 상승 국면으로 각각 해석한다.

지난달 전국 자재수급지수는 전월보다 6.4p 하락한 81.6으로, 자금조달지수는 전월대비 7.7p 떨어진 58.4로 각각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원자잿값 인상 등 악재만 겹친다고 하소연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요인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대형 건설사는 해외 수주로 버티고 있지만 국내 수주만으로 연명하는 중소형 건설사는 버티는 게 쉽지 않다”며 “대외적으로 알려진 (건설업계) 것보다 건설업계 상황이 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부도 건설업계 회복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주택 분야에서 애로사항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며 “글로벌 현상이긴 하지만 건설업 부문에서 시공 단가가 굉장히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철근값부터 시작해서 5년 동안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건설사들의 체감은 더 클 듯하다”며 “여전히 규제가 많이 남아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삼중고로 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주택 건설 규제를 걷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건설 활력 회복과 PF 연착륙을 위한 지원 방안을 관계 부처와 함께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