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아파트도 못 피한 '미분양의 늪'…"울산 500가구 넘게 미달"
현엔 시공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517가구 미분양
지방 중소형 아파트 '한파' 매서워…"묻지마 청약, 옛말"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1군 건설사가 시공한 인기 아파트 브랜드도 지방 청약시장에서 미분양의 늪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064540)이 시공한 울산 남구 신정동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559가구 모집에 42명이 접수, 500가구 넘게 대거 미달했다.
이 아파트는 주상복합 최고 46층 높이로,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세 가지 유형으로만 구성됐다. 분양가는 모두 9억원을 웃돈다.
가격 부담에 미달률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근에 있는 준공 11년 차 문수로아이파크의 최근 시세는 7억~8억 원대로 새 아파트의 분양가보다 1억~2억 원가량 낮다.
중소형 건설사가 시공한 지방 아파트의 분양 한파는 더 매섭다. 동원개발이 시공한 부산 사상구 주례동 '냉정역 비스타동원'은 114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38개만 접수됐다.
흥한주택종합건설이 시공한 경남 밀양시 '삼문 시그니처 웰가'도 228가구 중 101가구가 접수, 공급 세대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지방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거나 내부 구조가 잘 짜인 일부 평형에 청약통장이 몰렸다.
제일건설과 호반건설이 공동 시공한 광주 광산구 '봉산공원 첨단 제일풍경채'는 전용 84㎡ 세 가지 유형 중 A형만 미달하지 않았다. 총 894가구 모집에 1128명이 접수했는데, 순위 내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A형이 유일하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부산 금정구 '더샵 금정위버시티'는 196가구 공급에 총 545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전용 59㎡ A형 8가구 모집에 128명이 접수,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고 전용 84㎡ A형 66가구 모집에도 310명이 몰렸다. 반면 전용 59㎡ B형과 전용 84㎡ B형은 공급 세대수에 미달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지방에서는 '묻지마 청약'은 이제 옛말이 됐을 정도로 가격이나 입지, 내부 구조 등 뚜렷한 이점이 보이지 않으면 대거 미달하는 아파트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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