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040년 731조 시장…영화 ‘아바타’ 속 비행기 ‘UAM’ 날았다
[UAM 시대 온다]오파브 비행 시연…“헬기보다 안전하고 소음 적어”
K-UAM 그랜드 챌린지 대역기 수행…“상용화 때는 투입 안 돼”
- 신현우 기자
(고흥=뉴스1) 신현우 기자 = 지난달 28일 찾은 전남 고흥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실증 단지에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UAM 기체 ‘오파브(OPPAV)’가 자리하고 있었다. 흰색 동체에 파란색으로 칠해진 로터가 눈에 띄었다.
하늘을 바라보던 8개의 로터가 돌자 흔들림 없이 수직으로 날아올랐다. 헬기가 주는 묵직함이 아닌 드론처럼 가볍게 떠오르는 느낌으로, 영화 ‘아바타’에서 사람들이 탑승한 비행기를 연상케 했다.
로터 4개가 앞으로 기울자 기체가 전진 비행을 시작했다. 60~100m 상공에서 시속 170㎞로 10여 분간 이뤄진 무인 비행 시연은 실증 단지 인근을 선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활지에서 이뤄진 만큼 기체 이착륙부터 비행까지 모두 한눈에 들어왔다. 주변 소음이 거의 없는 지역 특성상 비행 시 발생하는 소음이 일부 전해졌지만 헬기에서 발생하는 소음 대비 수배 낮았다.
전기식 수직 이착륙기(eVTOL)인 오파브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항공기급 틸트 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항공우주연구원의 원천기술이 적용됐다. 실제 해당 기체에는 수직·전진 이동을 위한 틸트 로터 4개와 수직 이동을 돕는 고정 로터 4개가 부착돼 있다.
총중량은 650kg으로 1인승이며 유무인 비행이 가능하다. 날개폭 7m·전장 6.2m로, 최대 속도는 240㎞/h다. 항속 거리는 50㎞ 이상으로 알려졌다.
구동을 위한 배터리는 날개에 자리 잡고 있으며 완충까지 1시간가량이 소요된다. 배터리팩 4개가 하나의 세트로, 1개의 배터리팩이 문제가 생겨도 나머지 배터리팩에서 전기가 공급돼 로터 구동에는 문제가 없다.
도심에서 날아올라야 하는 UAM 특성상 소음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오파브 소음은 130m 상공에서 160㎞/h의 속도로 운항 시 61.5dBA(가중데시벨·귀로 들을 수 있는 음의 크기를 주파수에 대한 가중치 필터를 적용한 값) 수준이다. 이는 일반 도시에서 발생하는 소음 수준이라는 게 국토교통부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헬기 소음이 80~85dBA 수준이고, 일반 도시 소음이 65dBA 정도”라면서도 “오파브는 소음 저감 기술이 별도로 적용되지 않았고, 차후 도입 기체의 경우 (소음) 관련 신기술이 적용돼 소음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파브 제작 관련 예산은 총 400억~500억 원 수준이었으며 그중 기체 제작에 투입된 예산은 250억 원 규모라고 국토부는 전했다.
현재 오파브는 K-UAM 그랜드 챌린지의 대역기다. 다만 1인승인 점 등을 감안해 상용화 때는 투입되지 않는다.
K-UAM 그랜드 챌린지는 UAM 국내 상용화 전 안전성을 검증하고, 국내 여건에 맞는 운용 개념 및 기술 기준 마련을 위해 추진하는 정부 차원의 실증사업이다. 지난해 8월부터 1단계 실증에 착수했으며 내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UAM은 안전성·환경성·편의성의 삼박자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체·건설·서비스·금융 등 다양한 분야가 연관된 거대 신시장으로, 오는 2040년 731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헬기와 다르게 로터 중 일부가 고장 나도 다른 로터가 이를 충분히 감안해 균형을 잡고 비상 착륙을 할 수 있다”며 “화석 연료가 아닌 배터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 가치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직 이착륙에 따른 불편함 없이 고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개발됐다”며 “헬기보다 안전하면서도 편의성이 높은 차세대 교통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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